<앵커>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일 단전과 단수 관련 내용이 적힌 쪽지를 봤지만, 지시를 하거나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회에서는 줄곧 증언을 거부해 오던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헌법재판소에서는 일부 언론사들에 대한 단전, 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 :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이 아닙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소방청장을 지휘하거나 어떤 지시를 할 권한이 전혀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관련 지시도 받지 않았고, 지시 사항이 적힌 문건도 받은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특수본이 계엄 당일 자정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보여주며 언론사 봉쇄와 단전 단수를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이른바, '행안부 문건'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계엄 직전에 대통령 집무실 책상에서 관련 내용이 적힌 종이쪽지들을 보긴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 : 종이쪽지 몇 개를 좀 멀리서 본 게 있습니다. 소방청 단전·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쪽지를 윤 대통령이 건네지는 않아서 자신도 소방청 등에 관련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한 건 맞는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 : 갑자기 단전·단수를 하면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화를 해서) 꼼꼼히 챙겨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거고.]
앞서 이 전 장관으로부터 단전 단수에 협조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 허 청장의 증언 내용과 배치되는 대목입니다.
[허석곤/소방청장 (지난달 13일) : 몇 가지 언론사에 대해서 경찰청 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전 장관이 종이쪽지 존재는 인정한 만큼 당시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지시 여부와 경위 등은 수사로 밝혀져야 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김남성,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