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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장 "미 철강관세에 비례 대응"…협상 가능성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AP, 연합뉴스)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유럽연합(EU)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에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관세 부과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며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관세는 곧 세금이며 기업에 나쁘고 소비자에겐 더 좋지 않다"며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도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밤사이 발표된 미국 측 조치를 평가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에게 손해를 안기는 시나리오"라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관세 부과가 내달 12일께 시작되는 만큼 EU는 협상을 우선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집행위는 정례브리핑에서 단호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만 나온 상태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때가 되면 우리의 구체적 조처를 설명하겠지만 오늘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집행위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이뤄지기 전 이례적 '경고 성명'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신중한 반응으로 읽힙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성명에 구체적 대응 계획이 생략된 것 역시 협상 시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해설했습니다.

실제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측 고위급 당국자 간 첫 회동으로, 상견례 성격이긴 하나 시기상 무역 등 여러 현안을 둘러싼 '탐색전'이 예상됩니다.

EU 내부에선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습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EU는 단결해 대응할 것"이라며 "하지만 관세와 보복관세라는 잘못된 길은 피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1시간 안에 대응할 수 있다'는 숄츠 총리의 이틀 전 발언에 대해 "계획된 조치를 지금 말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 EU는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절차에 경험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두 번째"라고 말했습니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는 오는 12일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원국 무역장관들을 소집해 긴급 영상회의를 열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EU, 한국 등과 2018년 협상을 통해 체결했던 철강 면세 쿼터도 폐기됩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는 전체 철강·알루미늄 생산량의 2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대미 수출국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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