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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3일장 못 치러 줄 서는 화장장…'예약 알박기' 성행

호흡기질환 등으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부산 영락공원의 화장로는 요즘 쉴 틈이 없습니다.

사망자 10명 가운데 8명이 삼일장을 치르지 못할 정도로 포화상태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삼일장 비율은 40%가 줄었고 어쩔 수 없이 4일장, 5일장을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박한우/부살시설공단 장사시설팀장 : 저희가 기본으로 (하루 화장장 가동) 10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1월부터 화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지금 13회까지 증회해 (가동합니다)]

그런데 최근 장례업계에서는 이른바 '알 박기'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아닌 사람의 명의로 미리 예약해서, 화장장을 선점하는 겁니다.

제가 제 이름으로 화장장 예약을 해보겠습니다. 저는 유족이 아닌데도 이렇게 클릭 몇 번으로 예약 가능하고, 예약 취소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장례식장과 계약한 사망자 명의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입니다.

실제 영락공원 화장장의 예약 취소 건수는 지난해 월평균 174건에서, 지난달 472건으로 3배가량 급증했습니다.

한 사람 이름으로 1년 동안 많게는 150건 넘게 예약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유족들이 삼일장이 가능한 장례업체를 선호하는 걸 이용한 꼼수영업입니다.

[장례업계 관계자 : 화장 예약을 취소할 리가 거의 없죠. 1천 건 중에 두 세건 정도 있을까. 그런 일이 지금 하루에 일곱 건에서 열건 정도 화장 취소가 나오니까. 이게 어느 업체의 소행으로 꼼수를 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관리 기관인 부산시는 마땅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원경/부산시 장사문화팀장 : 영락공원 화장장 신청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 중인 e하늘 화장예약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 예약시스템으로는 100퍼센트 차단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개선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복지부에 건의토록 (할 예정입니다.)]

화장장 예약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일부 장례식장의 꼼수영업 때문에 유족들의 마음에 또 다른 피멍이 들고 있습니다.

(취재 : 하영광 KNN, 영상취재 : 황태철 KNN,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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