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학교 앞은 추모 물결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학교 앞은 추모 물결
▲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초등학생 A(8) 양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은 오늘(11일) 오전 추모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같은 학교에 두 아들이 다닌다는 학부모 천 모(50) 씨도 자녀들과 함께 학교를 찾아 국화꽃을 두고 갔습니다.

천 씨는 "기가 막히고 분노가 치밀고 같은 부모 입장에서 애통한 마음뿐"이라며 "아이 이름이 하늘이라고 들었는데, 하늘에서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고 부모 마음이 어떨지 참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아들과 남편과 함께 추모하러 온 임 모(37) 씨도 "아이가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무섭다고 한다"며 "남 일 같지 않은 마음,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아이를 추모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학교 정문 울타리 밑에는 시민들이 챙겨온 국화꽃과 인형, 과자가 놓여 있었습니다.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꽃, 과자, 인형 등이 놓여있다.

꽃과 인형 사이에는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미안해'라고 적힌 쪽지도 눈에 띄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주변을 오가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학교를 한참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학교 바로 앞에 거주한다는 한 모(67)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고, 진짜 어쩜 이럴 수 있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손자가 초등학생 1학년이라는 한 씨는 "마음이 심란해서 나와봤는데, 우리 딸이 무서워서 손주 학교도 못 보내겠다고 하더라"며 "선생님이 아무리 우울증이 있어도 어떻게 그 작은 아이를 살해할 생각을 할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학교 주변에는 어린 학생들도 오가며 초조한 표정으로 학교를 바라봤습니다.

이 학교 3학년생이라는 C(10) 군은 "엄마한테 이야기 듣고 상황이 궁금해서 와봤다"며 "나보다 어린아이가 사망했다는 게 너무 속상했고 나도 뭔가 그렇게 될까 하는 마음에 무섭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학교 5학년생인 D(12) 군도 "우리 학교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고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무서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50분쯤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A 양과 이 학교 교사가 발견됐습니다.

A 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교사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교사 신분인 해당 교사가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12월 복직했습니다.

복직 후 교과전담 교사를 맡은 교사는 1학년생인 A 양과는 평소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교사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