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외 지원 중단 결정으로 폐쇄된 병원에서 쫓겨난 미얀마 난민이 사망했습니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난민 페 카 라우는 태국 서부의 미얀마 국경 인근 난민촌에 있는 병원에서 퇴원한 지 나흘째인 지난 2일 호흡 곤란으로 숨졌습니다.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미국에서 지원받은 자금으로 이 병원을 비롯한 여러 난민촌 병원을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나 IRC는 지난달 말 미 국무부로부터 운영 중단 지시를 받고 이 병원을 포함한 난민촌 병원들을 폐쇄했다고 현지 주민과 구호 종사자들이 전했습니다.
가족들에 따르면 라우는 지난 3년 동안 이 병원에 입원해 산소 공급에 의존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라우는 병원이 문을 닫아 집으로 돌아온 뒤 지난 1일 집에서 증세가 심해지자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가족에 말했습니다.
라우의 사위는 "장모가 숨이 가빠질 때마다 그를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우리는 몹시 가난해서 집에서 산소를 살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다른 난민 여러 명이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실제 사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쇄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각종 대외 원조를 대대적으로 폐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AID 전체 직원 1만여 명 중 보건 부문과 인도적 지원 분야의 핵심 인력 290명만 남기고 모두 해고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7일 USAID 구조조정 방안 중 일부 실행계획에 대해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린 상태입니다.
칼 니컬스 판사는 USA 직원 중 2천200명을 먼저 유급 행정휴가로 처리한다는 방침과 해외 파견 직원 대부분을 한 달 내로 국내로 소환한다는 계획을 오는 14일까지는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