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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가자구상 '충격·분노' 불러…테러리스트 결집 부추길것"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제3국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장악해 개발하겠다고 밝힌 구상은 사실상 지하디스트 즉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선동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7일 미국 NBC 방송은 전직 미 당국자들과 보안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이 전 세계적으로 충격과 분노를 불렀고, 테러 조직들이 이러한 분노를 이용해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공격을 모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동에서 활동했던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마크 포리메로풀로스는 지난 5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중동 지역의 모든 CIA 지부장이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대테러 악몽이 일어날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포리메로풀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쓴, 가자 '장악'과 '소유'와 같은 표현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이런 언어는 미국인을 죽이려는 집단을 자극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영리단체 '테크 어게인스트 테러리스트'(Tech Against Terrorists)의 수석 분석가 루카스 웨버는 이슬람국가(IS)와 다른 지하드 극단주의자들은 가자 전쟁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을 선전 소재로 삼아 '무슬림의 적'이라고 묘사된 정부들에 대한 공격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웨버는 "최근 상황들은 이런 기존 추세들을 과도하게 강화하고, IS가 이를 활용해 지지를 다지고 수사를 강화하고 대원들을 모집하고 심지어 폭력을 부추기는 재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웨버는 IS를 지지하는 선전가들은 이미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국을 '무슬림의 적'이라고 낙인찍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크리스 머피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말 그대로 오늘날 테러리스트 적들에게 대원 모집을 위한 게시판 자료에 불과할 뿐"이라며 "우리가 가자지구에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상관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시카고대 국제관계학과 로버트 페이프 교수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등 외국군이 특정 지역을 점령하거나 점령한 것으로 인식될 때, 자살 테러 공격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페이프 교수는 가자지구에 미국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ISIS와 같은 조직에 큰 힘을 실어주고 미국인들을 조준선에 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페이프 교수는 "이들은 오랫동안 이런 기회를 기다려왔다"며 "알카에다 같은 조직은 이런 걸 간절히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하드 무장 세력들이 미국의 점령 가능성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미국을 겨냥한 테러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해외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내 테러 경고도 나왔습니다.

크리스토퍼 오리어리 전 연방수사국(FBI)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내 미국인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1970∼1980년대 이후로는 없었던 현상입니다.

오리어리를 비롯해 전 정부 당국자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법집행기관과 정보당국이 불확실성과 혼란을 겪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를 표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FBI와 CIA 등 연방정부 공무원 대폭 감축을 시작했으며, '1·6 의회 폭동'을 수사했던 FBI 요원들의 행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리어리는 "가자지구 관련 발표와 보안 기관의 약화가 결합하면 테러 위협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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