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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미 관세 시 보복' 즉답 피하자 트럼프 웃으며 "와우"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사진=AP, 연합뉴스)
▲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7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과정에 자신과 각별한 관계였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거론하면서 일본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무역 불균형 문제 해소, 방위비 인상 필요성 등을 제기했으며 일본은 대미 투자 확대 방침 등을 밝히면서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이시바 총리를 태운 차량이 백악관의 웨스트윙 앞으로 도착하자 출입문 앞에서 이시바 총리를 맞았습니다.

웨스트윙 출입문까지 이어지는 백악관 내 도로에는 군인들이 미일 양국 국기와 미국 50개 주의 깃발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이시바 총리와 악수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언론 질문에 "우리는 일본을 사랑한다"(We love Japan)이라고 답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어 백악관 집무실로 이동해 벽난로 앞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에 대해 "매우 존경받는 사람", "끝내주게(fantastic) 일을 하고 있다"고 칭찬하면서 아베 전 총리도 언급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유세 도중 총에 맞아 귀를 다쳤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트'(fight)를 외쳤던 장면을 거론하면서 "그 사진은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신이 당신을 구했다"라고 말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도요타 등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방침을 언급하면서 "지난 5년 연속 일본이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해 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일 무역에서의 적자 규모를 거론하면서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대일 무역 적자의 이유로 "놀랍지 않다. 왜냐하면 여러분(일본)은 아주 훌륭한 협상가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담이 끝난 뒤 공동 기자회견도 진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 대신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바이든 정부에 의해 US스틸 인수가 불허된 업체의 이름을 '닛산'으로 잘못 언급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상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TV에서 봤었기 때문에 기대됐다"라면서 "TV에서 그는 무섭고(frightening) 강한 성격으로 보였으나, 만나보니 그는 진지하고 파워풀했다"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질의응답 과정에 일본이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대량 구매키로 했다면서 바이든 정부는 이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에게도 추가로 덧붙일 말이 있는지 물었고 이시바 총리는 "전임 정부는 우리에게 LNG를 수출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다"면서 장단을 맞췄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나아가 LNG뿐만 아니라 바이오에탄올 등 수입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에탄올 문제와 관련, "아이오와, 네브래스카 등 농업이 위주인 모든 미국 주는 매우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길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일본이 이에 대해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정적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라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연거푸 "그것은 아주 좋은 답변"이라고 말하면서 "와우(wow). 그는 자신이 뭘 하는지 알고 있다"고 칭찬하고 회견을 마무리했습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엇비슷한 파란색 계열을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납북 일본인 송환 촉구의 의미가 담긴 '블루 리본' 배지도 달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이시바 총리에게 둘이 같이 찍은 사진과 자신의 책을 선물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진을 전달하면서 "저도 총리처럼 잘생겼으면 좋겠지만 난 그렇지 못하다"고 농담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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