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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난 줄" 문자에 화들짝…실제와 44배 차이, 왜?

<앵커>

들으신 것처럼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처음에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실제 지진 규모는 사람들 밤 잠을 설치게 한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낼 수준이 아니었고 위력으로 따지면 실제와 44배나 차이 나게 발표를 한 건데, 왜 이렇게 오차가 컸던 건지 서동균 기자가 분석해 봤습니다.

<기자>

오늘(7일) 새벽 2시 35분쯤, 충주 지진 발생 7초 뒤, 긴급 재난문자가 울렸습니다.

[박성우/서울 양천구 : 알람 소리 때문에 갑자기 확 깨 가지고, 뭐지 하고, 진짜 뭐 전쟁 났나, 그런 줄 알았거든요. 근데 보니까 지진 났다고….]

긴급 재난 문자는 지진 규모가 3.5 이상 5 미만일 경우 예상 진도가 2 이상인 곳에 발송됩니다.

작년 10월, 불필요한 지역에서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도록 기준이 마련됐습니다.

기상청이 분석한 첫 지진 규모는 4.2, 이 기준에 따라, 충북·강원·서울 등 12개 광역시도에 긴급 재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그러나 문자 발송 뒤, 기상청은 지진 규모를 3.1로 내렸습니다.

[이종윤/충북 충주시 : (최초 알람) 숫자로는 좀 놀랐는데 제가 느낌은 이 숫자보다는 좀 약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줄어든 '규모 1.1'을 에너지로 환산하면 무려 44배나 차이 납니다.

분석 치의 오차, 왜 이렇게 컸을까요.

지진파는 크게 P파와 S파 두 개로 나뉩니다.

기상청은 먼저 도달하는 P파를 분석해 속보를 냅니다.

이후 S파가 도달하면, 두 가지를 종합해 분석하는데 이 때문에 속보와 정밀 분석의 오차는 항상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오차가 1.0 이상 큰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기상청은 진앙과 관측소가 너무 가까워서 과대 측정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국의 지진 관측소는 모두 477개.

지진이 나면, 이 중 진앙과 가장 가까운 네 곳의 측정치로 평균을 냅니다.

이번 지진을 한 번 살펴보면 충주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앙성 관측소는 직선거리로 7km 정도입니다.

두 번째로 가까운 부론 관측소도 10km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관측소와 진앙 사이는 15km 정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가까운 거죠.

이렇게 가까우면 P파와 S파가 거의 동시에 도달하기 때문에 P파를 정확히 가려내기가 어렵습니다.

[김명수/기상청 지진분석관 : (진앙과 가까울 때) P파하고 S파 어떻게 하면 잘 구분할 수 있는지 좀 연구를 진행해서요. 그 부분에 대해서 알고리즘을 적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기상청은 더 빠른 지진 관측을 위해 관측소를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속도와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진앙과의 거리에 따라 과대 분석되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장예은·전유근·홍지월,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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