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 접견 신청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오늘(7일)은 윤상현·김민전 의원이 접견했는데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결집을 촉구하는 발언이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메신저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의 '옥중 정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모래알 돼선 안 된다고 하셨다"

윤 대통령은 '당당한 모습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는 의원들의 말을 듣고 "국민의 자존심이 대통령 아니냐. 그런 자세를 견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의연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고 윤상현 의원이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파 속 어려운 분들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걱정이 많으셨고, 젊은 세대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해달라고 했다"고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민주당이나 야당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나?'는 기자 질문도 있었습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시다"고 한 뒤 "'더불어민주당이나 좌파는 강력하게 카르텔을 형성하고, 집요하게 싸우지 않느냐. 우리는 모래알이 돼선 안 된다. 지금은 최대 위기 아니냐. 조금 더 강력한 자세 견지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우회적으로 말씀하셨다"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모래알'이라면서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15일 체포 직전에도 윤 대통령이 일부 여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의원들이 저쪽(민주당)에 비하면 아주 모범생", "국민의힘이 전투적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결집해달라는 메시지를 여권에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말씀은 없었다"고 윤상현 의원이 전했습니다.
"'탄핵심판 출석 잘한 것 같다' 하셨다"
윤상현 의원은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나가보니 '이제야 좀 알겠다. 이런 식으로 너무 곡해가 돼 있구나'라며 헌재에 나간 것을 잘한 결정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거 같다"고 했습니다.
'어떤 점에서 잘한 것으로 보나?'는 질문에 윤 의원은 홍장원·곽종근 증언이 일부 흔들린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 기자: 어떤 점에서 잘한 것으로 보시나요?
▶ 윤상현 의원: 예를 들어서 홍장원(전 국가정보원 1차장)·곽종근(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의 여러 진술이 오락가락하는데 그건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니 말씀 안 드리고, '헌법재판소 간 건 잘 한 것 같다' 이런 식의 말씀 있었습니다.
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6일, 홍 전 차장은 '싹 다 잡아들이라', 곽 전 사령관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의 주요 사유가 됐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도 중요한 진술이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증언으로 나와 이런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홍 전 차장이 작성한 체포 명단의 신빙성에 논란이 생겼고, 곽 전 사령관은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 대상을 두고 '의원'과 '인원'을 혼용하는 등 다소 흔들려 재판관이 직접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6일) 탄핵심판에서 두 사람을 지목하면서 "홍장원의 공작과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바로 이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반격의 고삐를 더 당겼습니다.
야당의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의 근원이 두 사람의 거짓말 때문이라고 헌법재판소에서 공개적으로 반박한 건데요, 반박이 주효했다고 여기고 '헌법재판소 출석하기를 잘한 것 같다'고 자평한 것으로 보입니다.
줄 잇는 윤 대통령 접견 신청
윤상현·김민전 의원 접견에 앞서 지난 3일에는 권영세·권성동 투톱과 나경원 의원이 접견했습니다.
이때도 윤 대통령은 민주당을 겨냥한 말들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번 계엄을 통해 국민이 그동안 민주당 1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을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나치 독재'에 비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나치 정권도 선거를 통해 집권한 것처럼 (민주당도 그럴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의회 독재를 이야기하다가 나온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어제(6일) 이지혜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나치 독재' 비유와 관련해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와 왜곡된 권력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윤 대통령과 나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만나 민주당을 공격하는 대결적 발언을 많이 하고, 여당 의원들이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정쟁이 심화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특히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인사 다수가 접견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개인 차원', '인간적 도리'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오히려 접견을 안 가는 게 비겁하다"며 접견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안부 얘기부터 시작해서 그다음에 본인의 소회라든가 이런 얘기를 좀 듣고 나오는 자리였습니다. 물론 거기에 대해서 비판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오히려 저는 안 가는 게 비겁하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하지만, 자칫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과 한몸처럼 보일 수 있어서 중도층 민심이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당의 우경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에서 "특히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나와서 말한 그런 논리로 계속 (유지하고) 가려는 것이라면 (당 지도부의 면회가) 위험하다고 본다"고 비판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