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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복귀하자 유엔기구 '흔들'…미국 잇단 탈퇴에 일부국 동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5년 2월 4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5년 2월 4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취임하자마자 유엔 인권이사회(UNHRC)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탈퇴를 결정하고, 일부 국가가 이에 가세하면서 유엔 기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스라엘과 아르헨티나 등 평소 인권문제 등으로 유엔과 갈등을 빚어왔거나, 보건·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 대응에 협력하라는 요구를 '내정 간섭'이라는 시각을 보이던 국가들이 미국의 결정에 곧장 유엔 기구 '흔들기'에 동참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다는 서면 통지서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측에 보낼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협정상 통보 후 1년이 지나면 탈퇴가 완료되며 5년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립하고 점검할 필요가 사라집니다.

2023년 기준 59억 6천만 t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미국은 세계 두 번째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어 지난달 22일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습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4일 백악관을 방문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에는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탈퇴하고 유네스코(UNESCO) 참여를 재검토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 중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생필품 공급을 가로막는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유엔 산하 사법기관인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UNRWA)에 대해서도 가자지구 현지 직원 일부가 재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고, 최근 이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유엔 산하 기구들과 갈등을 빚던 중 미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와 UNRWA에서 탈퇴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이스라엘은 자국도 뒤를 따르겠다며 반색했습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5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은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스라엘도 미국을 따라 유엔 인권이사회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100차례 넘게 이스라엘 비난 결의를 통과시키는 등 이스라엘을 악마화하며 반유대주의를 퍼뜨리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 스타일이나 언변이 비슷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같은 날 미국을 따라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탈퇴할 것이란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과거 코로나19에 대한 해법으로 WHO가 내놓은 '예방적 격리'를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처럼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도 탈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유엔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세계 안보를 증진시켜 왔다면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정부와 생산적 관계를 지속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엔은 트럼프 1기 집권 당시에도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었지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피함으로써 관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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