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제주에서 800km나 떨어진 타이완 해상에서 조업하던 제주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선원 모두 인근 제주 어선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는데요.
제주 어민들이 이처럼 목숨을 건 장거리 조업을 하는 이유를 정용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 해경 상황실에 10명이 탑승한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갈치 조업에 나선 성산 선적 48t급 어선입니다.
사고 위치는 제주에서 830km나 떨어진 먼바다.
너울과 강풍에 의해 전복돼 신고 1시간쯤 뒤에 완전히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인 4명과 외국인 선원 6명은 다행히 인근에서 조업하던 제주 어선 2척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는데,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어민 : 아이고 많이 안타깝죠. 근해에 고기가 없으니까 먼바다로 가는 거예요. 중국땅으로 가고 타이완 땅으로 가고 하는데 좀 무리하기는 무리하죠.]
오가는 데만 일주일가량 걸리는 원거리 조업.
어민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합니다.
한일어업협정이 10년 가까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 300km가량 떨어진 대마도 주변 해역에서 갈치 조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어업협정이 중단되면서 800~900km나 떨어진 먼바다로 조업에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종실/성산포어선주협의회장 : 첫째는 일본 EEZ (어업)협상 결렬 때문에 먼 거리로 갑니다. 지금 이 시기면 더 가까운 동쪽에서 할 건데 작업을. 협상이 되면 저 멀리까지 안 가죠. 우리는.]
문제는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이 어려워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한일어업협정이 지지부진한 사이, 제주 지역 연승 어선들의 목숨을 건 원거리 조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JIBS, 화면제공 : 제주지방해양경찰청)
JIBS 정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