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년 동안 재판정을 드나들었던 이재용 회장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말을 아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위기론과도 무관치 않아 보이는데요. 앞으로 이재용 회장이 등기 이사로 복귀하거나 그룹 컨트롤타워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항소심 선고 후 이재용 회장을 대신해 변호인단이 밝힌 입장은 경영에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유진/삼성 측 변호인 :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0년 9월 기소 후 3년 5개월 만에 나온 지난해 2월 1심 무죄 선고, 그리고 다시 1년 만에 나온 항소심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이 자랑하던 초격차는 사라졌고, TSMC나 SK하이닉스를 추격해야 하는 처지로 바뀐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 이익은 타이완 TSMC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고, 고대역폭 메모리, HBM을 앞세운 SK하이닉스에도 역전당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1심 선고 후 1년 사이 30% 넘게 떨어졌습니다.
학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 회장이 AI 등 미래산업과 관련한 대규모 투자나 대형 인수합병, 인재 영입 등에서 결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황용식/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사업에서의 어떤 선도적인 역할을 하려면은 M&A라든지 신사업 진출이라든지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든지 이러한 주요한 의사결정을 추진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등기 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거나,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재용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료화됐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가라앉은 기업 문화를 기술 중심으로 일신해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이 회장 앞에 놓여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