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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에 설계사만 1만 명"…'자문' 한다며 보험 판매

<앵커>

지난해 판매된 전체 보험상품 가운데서 3분의 1 이상은 법인 보험대리점에서 팔렸습니다. 그만큼, 이런 대리점의 몸집이 커졌다는 건데 경쟁도 치열해서, '불법 영업'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보험설계사 앞으로 온 광고 이메일입니다.

수천 만 원, 많게는 억대 판매수수료를 챙기는 방법이 있다며 '법인 영업'을 함께 하자고 제안합니다.

'경영자문업체'를 자처한 이들의 사업설명회장에 가봤습니다.

보험사를 대리해 보험영업을 하는 법인 보험대리점, 이른바 GA였습니다.

[GA 관계자 : 회계, 노무, 세무에 대한 좀 잔지식들과 심리만 영업용으로 좀 잘 해내시면. 굉장히 좀 고액계약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대표 등에게 경영 자문을 해 준다는 구실로 접근해 보험을 판다는 것입니다.

경영자문 등을 제공하고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건, 보험모집 과정에서 특별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보험업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입니다.

심지어 특정한 보험상품은 법인 대표가 직원 명의로 가입해도 된다며, 불법영업으로 의심되는 내용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GA 관계자 : 원장님이 나이가 너무 많으시면 그냥 재직자 아무나, 재직증명서로만 누구든지 피보험자가 될 수 있다.]

정책자금 대출을 받게 해 준다며 보험을 들게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불법영업이 판치자 금융감독원은 법인대표 대상 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시켰고, 최근에는 일부 GA와 GA 소속 설계사들의 다단계 유사수신 의심 행위가 적발돼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 : 준법 잘 지키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지키면 있잖아요, 계약 한 건도 못 팔아요, 솔직히 말하면. 솔직히 한 회사에서 설계사 1만 명 돌아가는 게 말이 돼요, 그게? (설계사한테) 주의사항은 절대 안 주고 '그런 거 신경 쓰지 마,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우리가 막아 줄게' 이렇게 얘기해요.]

보험가입자 뺏기와 조기 보험 해지로 이어지는 GA들의 과당경쟁은, 결국 보험회사의 건전성 악화와 소비자 피해를 부르기 때문에 더 철저한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디자인 : 이예지,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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