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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살인 없었다'더니…뒤늦게 사건 발표한 전북경찰청

설 연휴에 '살인 없었다'더니…뒤늦게 사건 발표한 전북경찰청
"전북경찰청은 범죄 취약 요소를 세밀히 점검하는 예방 활동으로 평온한 치안을 유지했습니다. 중요범죄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전북경찰청이 설 연휴 동안 살인과 강도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통계를 하루 만에 파기하고 정읍시에서 발생한 '양봉장 살인사건'을 오늘(31일) 발표했습니다.

이 사건은 연휴 중에 발생했음에도 경찰이 평온한 명절 치안을 강조하면서 이 살인사건을 통계에서 누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전북경찰청은 연휴 마지막 날인 전날 '설 명절 기간(20∼30일) 특별방범 추진 활동' 자료를 내고 범죄 유형별 통계를 알렸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에 발생한 강력범죄는 모두 62건으로 절도 32건, 폭력 30건이었습니다.

경찰은 살인과 강도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이 자료에서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악성 폭력에 집중적으로 대응한 결과,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강도 사건이나 이상 동기 범죄 발생 없이 도민들이 평온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게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습니다.

정읍경찰서는 시비 끝에 지인을 살해해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살인 등)로 70대 피의자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임시공휴일인 지난 27일 오전 정읍시 한 야산의 움막에서 지인 B 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당초 실종에 무게를 뒀으나 피해자가 발견되지 않자 사건 발생 이틀째인 지난 29일부터 수사로 전환하고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만난 A 씨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중대한 살인 사건을 통계에서 누락한 이유에 대해 "당시에는 피의자가 검거되지 않아 살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통계를 취합한 시점에는 이 사건이 정리되지 않아 살인으로 잡히지 않았다"며 "뒤늦게 피의자 자백을 받아내 사건을 발표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치안 성과를 부각하고자 의도적으로 사건을 누락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는 "사건이 마무리됐다면 통계를 그렇게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전북경찰청은 향후 치안 계획을 수립하는 기초 자료 등으로 활용하고자 명절 연휴마다 특별방범 활동을 추진하고 연휴 마지막 날에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나 올 연휴에는 중대한 살인 사건 누락으로 신뢰에 금이 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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