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이후 내수는 더 얼어붙고 치솟은 환율은 내려오질 않으면서 한계에 내몰리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원책을 내놓곤 있지만 지금 정도론 부족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56년 동안 섬유 염색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입니다.
한 해 매출이 수백억 원에 달할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었지만,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구홍림/염직업체 대표 : (원단이) 다 해외에서 들어오는데 환율이 1,300원 언더(아래)로 가던 게 1,500원 수준까지 갔다는 얘기는 최소한 20% 이상 뛰었다는 거잖아요. 적자로 시작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상태로 유지가 되면 버틸 수가 없어요.]
회사 대표는 올해 본인 급여도 반납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계엄 사태 이후 섬유 수요 자체가 급감하면서 이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캄캄하다고 말합니다.
[구홍림/염직업체 대표 : (공단 전체 매출이) 코로나 전 대비해서 한 40% 이상 줄었어요. 만약에 이 고비를 못 넘기면, 20, 30% 더 빠졌다 그러면 무너져 버리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600개 기업이 내놓은 경기전망은 이번 달, 4년 9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기준선 100을 밑도는 부정적 전망이 이번처럼 길게 이어진 것도 조사가 시작된 후 50년 만에 처음입니다.
지난해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천940건으로 4년 만에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점점 한계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출 감소와 채산성 악화로 신용위험이 높아지다보니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이 11조 5천억 원 넘게 줄면서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는데, 그 중 7조 1천억 원이 중소기업 대출이었습니다.
[하준경/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단기) 비용 상승에 대해 대응할 수 있게 위험 관리라든지 여러 측면에서 도와줘야 하는 것이고….]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최진회·강경림·김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