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가 쫓아낸 불법 이민자들을 받지 않겠다 했던 콜롬비아가 단 9시간 만에 사실상 항복했습니다. 즉시 높은 관세를 매기고 일주일 뒤에는 50%까지 올리겠다며 온갖 제재를 쏟아낸 건데, 이렇게 관세를 무기로 한 트럼프의 압력은 더 거세질 걸로 보입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불법 이민자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미 군용기에 실어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정부에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반기를 들었습니다.
군용기 착륙을 불허한 겁니다.
발끈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시 SNS를 통해 고강도 보복 조치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콜롬비아에 25% 긴급 관세 부과 후 일주일 뒤 50%로 인상, 정부 관료와 집권 여당 등의 입국 금지, 비자 취소, 그리고 전면적인 금융 제재까지 포함됐습니다.
트럼프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압박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민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군용기 송환은 수용할 수 없다며 25% 맞불 관세까지 검토했지만 무더기 보복 조치에 결국 9시간 만에 백기 투항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콜롬비아가 군용기 송환을 포함해 모든 조건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질베르토 무리요/콜롬비아 외교장관 : 양국 정부 간 외교 각서 교환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를 위해 고위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불법 이민자 추방 문제로 미국과 명시적으로 충돌한 건 콜롬비아가 처음입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을 겨냥한 일종의 '본보기'라는 분석입니다.
[과달루페 코레아-카브레라/조지 메이슨대 교수 : 이번 조치는 다른 나라들, 특히 (미국 내 불법 이민자가 많은) 멕시코에 대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미정부는 대표적 불법 이민자 피난처인 시카고에서 본격적인 단속에 착수하는 등 불법 이민자 검거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