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회사 하는 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총재
당면한 국제 현안을 놓고 글로벌 리더들이 해법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24일(현지시간) 막을 내렸습니다.
다보스포럼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의 국제회의센터 대회의장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나온 세계 경제 전망 토론회를 열고 폐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뵈르게 브렌데 다보스포럼 총재는 폐회사를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은 우리가 세계를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 방법을 논의했고, 각국의 리더들은 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총평했습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각국 정상급 인사 50여 명을 포함해 재계·학계·국제기구 등을 대표하는 유력 인사 2천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기후변화, 인공지능(AI)의 미래 등 국제사회가 풀어내야 할 핵심 의제가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회의장을 직접 나오지도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전 세계를 향해 '달라질 미국'을 선포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다보스포럼 주최 측은 시의적절하게 고려했습니다.
직접 참석은 아니지만 실시간 온라인 화상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듣는 연설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포럼 연설은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의 국익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선언했습니다.
글로벌 협력이라는 행사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의 강력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연합(EU)과 교역에서 수천억 달러의 적자를 본다며 필요시 동맹국이라도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기후위기에 맞선 탈탄소 협력 논의가 한창이던 포럼 현장에서 석탄의 장점을 설파하는가 하면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을 '녹색 사기'라고 조롱했습니다.
AI 선도국의 대통령으로서 지능화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빅테크를 과징금으로 규제한 EU의 결정이 '일종이 세금'이라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안보 문제를 두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했습니다.
EU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22일 특별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 체제에서도) 언제나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고 가치를 지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며 "그것이 유럽의 방식"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에 맞서 '유럽의 단결'을 제안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유럽은 세계가 무시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완전히 돌볼 방법을 찾아야 하고 단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또 난민 문제와 저소득국 기후대응 지원 등 소외 지역을 돌보고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을 다루는 포럼 세션도 열렸지만 기대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진=WEF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