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구치소에 갇힌 윤석열 대통령이 설 인사를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이라고 했지만,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요, 옥중 정치를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장외 여론전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여러분 생각 많이 납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함께 챙기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설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을사년 새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납니다.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
함께 챙기시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는 등의 설 인사를 통해 강성 지지층에 계속해서 결집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는 설 당일 아침으로 떡국, 김 자반, 배추김치 등 특식이 제공됩니다.
체포 뒤 세 번째 메시지…옥중 정치 본격화
윤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옥중 메시지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7일 윤갑근 변호사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구치소에 잘 있다"며 "추운 거리에서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추운 거리에서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신 국민 여러분'이니까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겁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서울서부지법 폭동 발생 직후인 지난 19일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달라"고 우려와 당부를 전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메시지에서는 본격적인 '옥중 정치' 의도도 엿보입니다.
▶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정 혼란 상황에서 오로지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역설하고 ▶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지지자들에게 전했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에게 결집해서 함께하자고 호소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달 12일 네 번째 담화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고, 지난 1일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에게 "함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5일 체포되면서는 영상과 자필 메시지를 통해 "계엄은 범죄가 아닌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맥을 같이하는 메시지들이 옥중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 "국민 동정 사려는 의도"
수사와 달리 재판 내용이 공개되는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계엄 포고령 작성이나 정치인 체포 지시 등 위헌·위법성이 있는 행위를 부인하면서 국회의 탄핵소추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론에 기대는 전략으로 볼 수 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탄핵 반대 여론, 정권 재창출론, 여당 지지율의 상승세에 자신감을 얻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강성 지지자들을 부추겨 폭력 사태를 부추긴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어제(23일) "헛된 망상과 잘못된 신념에 사로잡혀 헌정 체제를 뒤흔들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상황이 개탄스럽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문 전 대통령 메시지는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난입 등을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오늘(24일)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국민의 삶은 안중에 없던 사람이 갑자기 국민 생각이 난다며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하고 피의자가 돼 편지를 보내는 이유가 뭔가"라며 "핍박받는 모습을 연출해 국민 동정을 사려는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