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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으로 꿇고" 잔혹 성착취…박사방보다 악랄한 '목사방'

<앵커>

성 착취물을 만들고 그걸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퍼뜨린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조사 결과 성 착취 피해자가 200명이 넘었고, 대부분은 10대였습니다. 이른바 박사방으로 알려진 조주빈 사건보다 피해자가 3배 가량 많습니다.

먼저 김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경기 성남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한 남성을 경찰이 제압합니다.

[경찰관 : 아동 성 착취물 제작 및 배포 혐의예요.]

체포된 남성은 텔레그램을 이용해 성 착취 범행을 벌인 범죄 집단 '자경단'의 총책 A 씨입니다.

A 씨는 소셜미디어에서 지인 능욕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제작과 유포에 관심을 보인 남성과 성적 호기심을 표현하는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보내달라고 해 확보한 뒤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목사'라 칭하며 약점 잡힌 사람들을 포섭해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연쇄 포섭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목사 아래 집사와 전도사, 예비 전도사 등을 둬 상명하복의 지휘 체계를 형성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또 A 씨는 1시간마다 일상을 보고하거나 반성문을 쓰게 하고 이를 어기면 나체를 촬영하거나 자해하게 하는 등 가학적인 성 착취 행위를 강요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피해를 입은 사람은 무려 234명.

이 가운데 159명은 10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과거 조주빈이 운영했던 '박사방' 사건보다 3배 넘는 피해 규모입니다.

A 씨는 피해자 가운데 미성년자 10명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의 협조를 받아 A 씨 등 자경단 조직원 14명을 검거했습니다.

[오규식/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장 : (이번 사건은) 텔레그램으로부터 2024년 9월 24일 범죄 관련 자료를 회신받은 최초의 사례입니다.]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연 경찰은 내일(24일) A 씨를 구속 송치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장예은,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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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총책 '목사', 범행 어떻게 준비했나?

[김진우 기자 : 총책인 A 씨는 30대 남성으로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자칭 '목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드라마 수리남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삼아 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범행 수법은 과거 N번 방 같은 유사한 범행 사례를 연구한 결과였습니다. 주홍 글씨 사건이나 박사방 사건 같은 것을 참고해서 피해자들을 유인했는데 이번에는 남녀를 가리지 않았고 특히 협박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10대를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아서 더욱 악랄한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A 씨는 처음에 진술을 거부하다, 경찰이 증거를 내밀자 범행 일체를 시인한 걸로 알려졌는데 수사 과정에서 '사이버 수사과 아저씨들, 저 잡을 수 있겠냐', '헛고생하지 말고 가서 푹 쉬어라', 이런 문자를 남기면서 수사 기관을 우롱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어린 피해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가혹행위를 강요하면서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Q. 성 착취 피해 줄일 방법은?

[김진우 기자 : 아무래도 피해를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약점이나 잘못이 외부에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는 마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이 순간을 벗어나자는 생각에 가해자의 협박에 응하게 되는데, 일단 한번 응하면 요구 사항이 더 잔혹해지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성 착취물 같은 것들이 피해자들을 더 옥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서 범죄까지 저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에는 협박을 받자마자 곧바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것만이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가해자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이나 사진과 영상, 가해자의 닉네임과 계정 아이디, 대화방 초대 링크를 모두 캡쳐해 두거나 저장해 놓은 뒤에 이 자료를 들고 본인이 거주하는 지자체에 있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신고해 도움과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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