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콘크리트 둔덕 설계' 공항공사 실무자 소환…책임규명 수사 속도

제주항공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의 개량공사에 관여했던 한국공항공사 측 실무자를 참사 25일 만인 오늘(23일)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전남경찰청은 한국공항공사 실무급 직원 A 씨를 오후 2시부터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진행된 개량공사 과정에서 사고 둔덕에 단단한 상판이 덧대지면서, 사고 여객기와의 충돌 강도가 커져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습니다.

경찰은 당시 개량공사가 규정에 맞게 진행됐는지, 상판은 어떤 경위로 추가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경찰은 또 다른 참사 원인으로 꼽히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관련해 지난 12일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조류퇴치 담당자 B 씨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참사 당시 현장에서 조류 퇴치 담당자는 B 씨만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에 담당자가 규정에 비해 적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습니다.

경찰도 조사에서 "한국공항공사에서 근무 인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아니었느냐"는 취지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씨 측은 "규정상, 무안공항에 소속된 조류퇴치 담당자가 2명이어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현장 근무 인원은 1명이어도 규정 위반이 아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조류 등 야생동물 충돌위험 감소에 관한 기준'은 '연간 항공기 운항횟수가 1만회 미만인 민간공항은 조류퇴치 전담인원으로 4명을, 5천회 미만인 민간공항은 2명을 배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 조사에서 조류 퇴치 장비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한국공항공사가 장비 관리와 공급을 제대로 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참사 직전 활주로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새 떼 모습이 담긴 무안공항 CCTV를 제시하며 버드 스트라이크가 사전에 조치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