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레스트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
글로벌 리더들이 인류 공통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후 위기에 경각심을 갖자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기후 위기는 최근 수년간 다보스포럼의 주요 의제였습니다.
각국 정·재계와 학계 인사들은 매년 빠짐없이 기후 위기 해법을 논의했지만 역설적으로 지난해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는 등 탈탄소 목표 달성은 점점 요원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특별연설에 나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각국의 에너지 업계와 이들의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많은 금융기관과 산업계가 기후대응 약속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당신은 과학의 잘못된 편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소극적인 각국의 태도를 '화석연료 중독'이라고 지적하면서 "화석연료 중독은 누구의 사정도 살피지 않는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시급히 세우고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며 "올해가 최대 규모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 포럼 세션에서도 갈수록 악화하는 기후 위기가 현안으로 다뤄졌습니다.
작년 지구 평균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다는 공식 보고서를 발표한 세계기상기구(WMO)의 셀레스트 사울로 사무총장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달 초 WMO는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5도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2015년 세계 각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설정한 한계선인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폭 1.5도'를 처음 넘어섰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이날 포럼 세션 '기후에는 어떤 일이'에 패널로 나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거론한 뒤 "이런 온난화로 인해 우리는 홍수와 가뭄, 폭염 등 극단적인 날씨를 경험하고 있고 갈수록 이런 날씨는 파괴적으로 변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간과하기 쉬운 이상기후로 폭염을 지목했습니다.
그는 "연간 폭염으로 50만 명이 사망하며 홍수와 태풍 등 다른 극단적 기상현상보다 30배 더 많은 사망자를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런데도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 가운데 26곳만이 의사결정에 폭염 정보를 사용하고 있다"며 "폭염은 2035년까지 전 세계에 연간 2조4천억 달러(3천444조 원)의 생산성 손실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습니다.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장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에도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이 둔화하면서 우리는 암울한 현실을 보고 있다"며 "산업계 리더들을 만나면 '목표를 따라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따르고 있다'는 말을 듣지만 현실과 어디서 불일치하는지를 우리는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세계경제포럼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