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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생일파티' 병사도 동원…합창에 군무까지

<앵커>

2년 전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생일파티처럼 기획됐고, 그 행사에서 경호처가 대통령 헌정곡까지 불렀다는 내용, 지난주에 저희가 단독으로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국군 장병들까지 동원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윤 대통령 부부 앞에서 장기자랑을 하고 충성을 다하겠다는 경례도 올렸습니다.

김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23년 12월 18일,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대통령실 대강당입니다.

무대 위 검은색 단복을 입은 장병 수십 명이 대열을 갖춰 서 있습니다.

병사 한 명이 반주에 맞춰 '홀로 아리랑'을 선창 하자, 다른 장병들이 합창으로 이어갑니다.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 보자.]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가 바뀌더니 이번엔 군가와 함께 군무를 선보입니다.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이른바 '충성가'의 가사 '조국'을 '자유 대한'으로 바꿔 부르기도 합니다.

[인생의 목숨은 초로와 같고 '자유 대한' 앞날은 양양하도다.]

공연이 끝나자 장병 들은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큰 소리로 경례합니다.

[부대 차려! 대통령님 내외분께 대하여 경례! 충성!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 공연은 윤 대통령 생일을 맞아 경호처가 노골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의 대통령 헌정곡을 만들어 불렀던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이뤄졌습니다.

윤 대통령의 생일파티처럼 진행된 행사의 '장기자랑'에 사실상 사병들까지 동원된 겁니다.

공연 참가 군인들은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55경비단 소속 장병들로 확인됐습니다.

55경비단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이지만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와 통제를 받습니다.

행사 당시 55경비단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었습니다.

33군사경찰경호대와 90정보통신단, 그리고 경찰 경호부대에도 장기자랑 준비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기자랑에 동원된 경호부대 장병과 헌정곡을 불렀던 경호처 직원들을 포함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수백 명에 달하는 걸로 추정됩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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