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법치주의의 상징이자 최후의 보루인 법원을 지지자들이 폭력과 불법으로 점령한 배경에는 몇몇 극우 유투버들의 선동도 있었습니다. 유튜버들은 법원을 습격하고 난동부리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면서 일종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그 과정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 상당의 후원금까지 모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극도로 흥분한 지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던 순간에도,
[들어가! 다 들어가! 다 들어가!]
건물 유리창을 깨뜨리거나 1층 로비 안으로 처음 진입할 때도, 유튜버들은 휴대전화를 높이 들고 난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서부지법 안에 애국 국민들이 지금 다 들어와 있습니다.]
지금 이 화면도 한 극우 성향 유튜버의 라이브 중계 장면입니다.
유튜버들이 법원 청사 내부를 헤집으며 격앙된 표현을 쏟아내면,
[이제부터 전쟁이야 XX! 국민저항권이야 XX! 들어가. 들어가. 난리 났다. 이제 1·19 혁명이다. 1·19 혁명이야. 이거 민주화 운동이야!]
유튜브 시청자들은 "폭동을 일으켜야 한다"며 댓글로 호응했습니다.
경찰이 법원 안에 침입한 걸 확인한 46명 중 유튜버도 3명 포함됐습니다.
[(건조물 칩임죄로 현행범 체포하겠습니다. 변호인 선임할 수 있고.) 알았어. 현행범 체포해. 핸드폰 좀 끄고! 나 방송 끄고!]
유튜버들은 계좌번호를 올려 후원을 유도했고, 한 채널은 7백만 원 넘는 후원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폭동에 참여한 유튜버들이 난입 폭력 사태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막대한 수익까지 챙긴 겁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우 유튜버 수익 상위 7개 채널 가운데 6개 채널의 후원금은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여론을 호도하고 폭력에 참여하고 그걸 또 찬양하는 정도에 이르렀으니까…돈벌이만을 생각하는 유튜버들이 윤리와 책임의식을 내팽개치면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이 엄정 수사 방침을 밝히자 일부 유튜버들은 관련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하는 움직임도 포착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