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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 이름 뜨자 울음바다…"모든 순간 간직할게요"

<앵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3주 만에 희생자 179명의 합동추모식이, 유가족의 눈물 속에서 엄수됐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짐했습니다.

추모식 현장을 KBC 조경원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무명필로 된 매듭이 춤사위와 함께 하나하나 풀립니다.

망자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준다는 '고풀이'입니다.

고인을 고이 떠나보내는 의식인 진도 씻김굿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 추모식이 시작됐습니다.

추모식은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 등 약 1천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희생자 179명의 이름과 추모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나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박한신 유족 대표는 여전히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지만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겨내자고 말했습니다.

[박한신/유가족 대표 :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때 환하게 웃으며 당신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유족들이 편지를 낭독할 때는 공항 전체가 마치 거대한 빈소가 된 듯 온통 울음바다가 됐습니다.

[김다혜/유가족 :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정말 정말 행복했습니다. 당신과 했던 모든 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할게요. 작별을 고하는 큰딸 다혜 올림.]

추모식이 끝나고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들은 사고 현장을 찾아 둔덕을 바라보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추모사를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상목/대통령 권한대행 : 국민의 일상과 안전은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도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오는 20일부터 희생자 유가족 지원을 전담하는 범정부 기구를 가동하기로 하고 지원 방안을 담은 입법 논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장창건 KBC)

KBC 조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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