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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절'에 '비방'까지…알짜 재개발 수주 '사활'

<앵커>

서울 최대 재개발 지역 중 하나인 한남 4구역 시공사가 오늘(18일) 결정됩니다. 국내 1, 2위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상호 비방전까지 벌이면서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과열 양상을 보이는지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설사 임원들이 조합원들을 향해 대뜸 큰절을 합니다.

[새해니까 큰절 한번 올리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조합원을 상대로 연 합동홍보설명회입니다.

각자 사업 조건을 설명한 뒤 면전에서 상호 비방을 이어갑니다.

[삼성물산 관계자 : 삼성은 속이 꽉 찬, 갖은양념과 햄까지 집어넣어서 꽉 찬 김밥을 제안드렸습니다. 반면 경쟁사는 이런저런 야채들을 빼서 밥을 김에 말아만 놓은 겁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 하도 상대방 네거티브가 너무 심하고 여러분들께 약속드리고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씀을 직접 드리고 싶어서 올라왔습니다. (여러분들을) 속이거나 기만하지 않습니다.]

용산구청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마련한 홍보관에서는 설계 모형까지 갖다 놓고, 방문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경쟁사 단점 들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삼성물산 : 리스크를 조합원님들께 전가한 겁니다, 현대건설이.]

[현대건설 : 한강을 등질 수밖에 없는 대칭형 구조로 이뤄져 있는 단점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남 4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를 재개발해 2천300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만 1조 5천억 원대에 이릅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한남뉴타운 사업 가운데서도, 한강을 낀 입지 등으로 사업성이 가장 좋은 걸로 평가됩니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압구정과 성수, 여의도 등 앞으로 이어질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포석도 깔려 있습니다.

[김규정/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 재개발 수주 사업의 경우엔 사업성이 안정적이고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보니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사업성이 악화된 자체 사업은 대부분 축소하거나 포기하고….]

주택시장 침체에 먹거리가 부족해지자 알짜 재개발 사업에 사활을 거는 겁니다.

한남4구역 시공사는 오늘 조합원 투표를 통해 결정됩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홍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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