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둥근 보름달 모양의 백자, 달 항아리는 아래 위를 따로 만들어서 이어 붙이다 보니 제각각 모양이 다릅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둥글지 않아서 더 매력이 느껴지는데요.
전시회 소식, 이주상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흙으로 빚어낸 조선 도공의 둥근 마음 / 23일까지 / 토포하우스]
휘영청 밤하늘에 뜬 보름달.
조선의 백자대호는 그 보름달을 닮았다고 해서 달항아리라고 불려 왔습니다.
그런데 달항아리는 보름달과 달리 완벽하게 둥글지 않습니다.
좌우로도, 아래위로도, 전혀 대칭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둥글게 만든 게 아니라, 절반씩 만들어서 이어 붙이기 때문입니다.
[이용순/작가 : 흙이 점력이 약하기 때문에 한 번에 이렇게 기물을 만들 수가 없어요. 그래서 반반 이렇게 사발식으로, 밑에 반 위에 반 만들어져 가지고. '업다지'식으로 이걸 붙여서 만드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운데 부분이 매끄럽게 빠진 경우도 있지만, 두텁고 뭉툭하게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이용순/작가 : 약간 좀 길게 만들어지는 것도 있고 약간 둥그렇게 만들어지는 것도 있고 형체가 각양각색으로 나오게 돼 있습니다. 붙이기 때문에.]
그렇게 정형화되지 않은 게 오히려 달항아리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
[애愛·월月 에 : 나를 눈뜨게 한 순간 / 24일까지 / 토포하우스]
검은 현무암 바위들에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가운데 독수리는 위풍당당하게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제주 애월 앞바다입니다.
섬 안쪽의 묘지에는 눈발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김남표/작가 : 풍경은 보이는 것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심리적인 것들이 반영이 되는 것 같아요. 죽음, 사랑, 그리고 영혼에 관련된 입장으로서의 풍경을 바라보는 태도, 그런 미학적 태도가 그림에 투영되기를 바랐습니다.]
제주 애월의 묘지를 담은 대형 영상 스크린과 대작 그림만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워 몰입감을 더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