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제주 지역 체불임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 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로 인해 근로자 4천여 명이 급여를 제때 받지 못했는데요. 특히 체불임금 사업장과 근로자 모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안수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도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한 51살 A 씨.
3개월 동안 타일공으로 일했는데, 지금까지도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개월째 받지 못한 금액은 500만 원.
두 아이의 엄마인 A 씨는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A 씨/건설 노동자 : 말도 못 해요. 저는 지금 우리 어머니한테도 미안하고, 가족들한테 다 미안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열심히 살고 싶어도 어떨 땐 살 마음이 없어요. 너무 화가 나요.]
지난해 고용 당국에 신고된 임금체불액은 293억여 원, 전년보다 70억 원 넘게 늘었습니다.
체불 임금 사업장 수도 1천350곳으로, 전년 대비 4%가량 증가했고,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는 4천 명을 넘었습니다.
1년 전보다 18%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특히 건설업 분야 체불임금 신고액이 132억 원으로, 전체 45%를 차지했습니다.
[A 씨/건설 노동자 : 건설업하고 싶어도 못 해요. 무서워서. 열심히 일해도 돈을 못 받으니까. 법률구조공단에 예약 상담하려고 했는데, 1, 2, 3개월 다 꽉 찼어요.]
제주자치도는 오는 24일까지 체불임금 예방과 청산 집중 지도 기간으로 정하고, 체불임금 노동자의 상담과 권리구제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강동균/제주자치도 경제일자리과장 : 체불임금 전용 상담창구를 마련했고요. 관급 공사에 대한 조기 선금 지급이라든지 관급공사에서 체불임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과 지도점검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해 체불임금 상당수는 처리가 완료돼, 현재 4억 원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
도내 체불 임금 사건의 98%는 근로감독관 현장 지도와 사법 처리 등으로 해결됐습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JIBS)
JIBS 안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