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
한국은행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 총액이 60조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47조 6천억 원 규모의 RP를 매입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해 동안의 매입 총액(42조 3천억 원)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1~11월 이미 58조 5천억 원의 RP를 매입했으며, 12월에 47조 6천억 원을 더해 연간 매입액이 사상 최대인 106조 1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올해 1월 들어서도 지난 7일 15조 원 규모의 RP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계엄 후 총매입액은 62조 6천억 원으로 계산됩니다.
한은은 대내외 여건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경우 RP 매입을 통해 단기 원화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되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달 3일 밤 무제한 유동성 공급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튿날 오전 RP를 비(非) 정례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은은 유동성 공급량을 파악하기 위해 상환 후 잔액의 일평균치를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살펴봐도 계엄 사태 여파가 상당했다는 게 정 의원 지적입니다.
지난달 RP 잔액 평균은 14조 9천억 원에 달해 직전 최고였던 2020년 6월의 14조 원을 훌쩍 웃돌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