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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무력 충돌 불사하나?…경찰은 '흔들기' 작전 구사 [스프]

0113 이브닝 브리핑 썸네일
 

오늘 놓치지 말아야 할 이슈, 퇴근길에 보는 이브닝 브리핑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호처 간부들에게 무력 사용을 지시했다는 제보가 언론과 야당 의원에게 들어가고, 무장한 것으로 보이는 경호처 직원들의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습니다.

경찰과 경호처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 체포 문제가 언급됐지만, 신경전만 벌였습니다.

"윤 대통령이 칼이라도 써서 막으라 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경호처 내부 사정에 대한 제보를 받아 잇따라 공개하고 있는데요, 오늘(13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어제(12일)도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하면서 다시 한 번 무기 사용을 이야기했다",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이브닝
윤석열 씨는 1월 12일에도 경호처 간부 6명과 오찬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무기 사용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서 무조건 막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입니다. 오찬에는 김성훈 차장, 이광우 본부장, 김신 가족부장을 비롯해 6명의 경호처 간부들이 함께했다고 합니다.

- 윤건영 민주당 의원, 국회 기자회견

윤 의원은 "경호법상 현 상황에서 경호관들이 총기와 칼 등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윤석열 씨는 이런 불법적 지시를 했는지 당장 밝히고, 경호처 직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김 차장도 어떤 대답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윤 의원의 제보 외에 경호처의 무력 사용에 대한 언론 보도도 잇따랐습니다.

▶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경호처 간부들과 그제(11일) 오찬을 하면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 무력 사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는 이어 경호처 4급 이상 간부들이 지침을 전달받고 집단 반발했다는 내용도 전했습니다.

▶ '동아일보'는 강경파로 꼽히는 김성훈 경호차장(경호처장 직무대행)이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기관단총 이상의 중화기로 무장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대한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MBC도 '뉴스데스크'도 중화기 무장 지시가 있었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경호처 간부 회의에서 중화기로 무장하는 안이 나왔고, 중화기는 기관단총 이상을 일컫는다"는 경호관의 해석을 전했습니다.

제보한 경호관이 "이미 부분적으로 중화기 무장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강경파 중에서는 실제로 사용할 만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보도됐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일상적인 업무 매뉴얼에 의한 적법한 직무 수행을 강조했을 뿐 이 같은 지시(무기 사용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며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브닝대통령 관저에는 중무장한 경호처 요원들이 포착됐습니다. 경호처 공격대응팀(CAT)으로 추정되는 요원들이 헬멧과 전술복 차림에 배낭을 메고 순찰하는 모습이 일부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겁니다.

요원들이 멘 길쭉한 배낭은 '소총 가방'으로 보지만, 실제 가방 안에 총기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윤건영 의원은 김성훈 경호차장이 ▲ 매스컴에 노출되게 순찰 ▲ 전술복 및 헬멧 등 복장 착용 ▲ 실탄 포함 화기는 가방에 넣어 노출되지 않게 휴대 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한민국 불안정 주범은 최상목"

경호처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경호처의 무력 사용을 막아야 한다고 또 압박했습니다.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것을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한 겁니다.
이브닝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걸 무력으로 저항하는 이런 사태, 그걸 막는 게 전 대통령 권한대행이 하셔야 할 제일 중요한 일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상목 대행의 '물리적 충돌 안 된다'는 발언이) 글쎄요 '범인을 잡는데 저항을 할까 봐 잡지 말아야 된다' 이런 얘기 비슷해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들긴 합니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저항을 그저 두고 봐서는 안 된다, 경호처가 협조하도록 최 권한대행이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주장입니다.

이 대표가 최 대행 면전에서는 순화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한민국을 가장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범이 최상목"이라고 최 대행을 직격했습니다.

이 대표는 부연 설명을 하면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데 총기를 들고 불법적으로 저항하는 행위는 왜 방치하느냐, 공범이 되려는 거냐"면서 최 대행이 경호처를 지휘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은 원만하고 신속한 체포를 지휘하고 협조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최상목, 경찰과 경호처에 "충돌 말라" 

야당의 불만은 최 권한대행이 두 국가기관의 행위를 동일선상에 올려 '상호 충돌 자제' 메시지를 내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 권한대행이 오늘(13일)도 비슷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브닝"만일 국가기관 간 충돌이 발생한다면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며 "관계기관 간에 폭력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는 일만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경찰청과 경호처에 동시에 지시했습니다.

앞서 최 대행은 두 기관의 충돌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두 차례 냈습니다.

"법 집행 과정에서 시민들과 공무원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 (지난 5일)
"시민들 부상이나 정부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 (지난 8일)

오늘(13일) 메시지에서 '폭력적 수단'이 언급된 건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무기를 쓸 가능성이 있다는 야당의 주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두 기관을 향한 경고 표현의 수위가 올라가긴 했지만, 최 대행이 야당의 요구대로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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