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에 사고 직전 결정적인 순간이죠, 마지막 4분간의 기록이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우 드문 일입니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혀내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항공 참사 당일 오전 8시 59분, 조종사는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외치며 조류 충돌 사실을 알렸고, 고도를 높이는 복행을 통보했습니다.
4분 뒤, 동체 착륙한 여객기는 활주로 너머에 있던 방위각 시설과 충돌했습니다.
사고기의 블랙박스, 즉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를 분석하면 결정적인 마지막 4분을 재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그 4분의 데이터가 두 개의 블랙박스 모두에 저장돼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강준/극동대 항공안전보안학과 교수 : 아. 그럴 리가요…. 그럴 수는 없는데.]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사고는 많이 조사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요.]
일단 새 떼와 충돌한 직후 엔진 두 개 모두 고장 나 전원이 끊겼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항철위는 보조 전력장치도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 그리고 연결 케이블 장치 오류 가능성 등도 살펴볼 계획입니다.
[김영길/한국항공대 항공안전교육원 교수 : 없어진 4분간은 이제 유추해서 또는 추정치로 할 수밖에 없는데 여태까지 나온 사진 있잖아요. 그거로밖에는 전문가들이 이제 추정치로 분석할 수밖에는 없는 거죠.]
새떼 충돌 직후부터 블랙박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사고 원인, 특히 기체 결함 여부에 대한 규명이 매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상 자료와 관제탑 교신, 수거된 잔해 분석 등으로 원인 조사를 할 수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입니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로 보낸 블랙박스와 분석 자료는 오는 13일 한국에 돌아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