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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층 높이 추락 중증외상환자 응급의료시스템이 살렸다

15층 높이 추락 중증외상환자 응급의료시스템이 살렸다
▲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환자 상태를 살피고 있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 김마루 교수

공사 현장에서 15층 높이로 추락한 30대 남성이 생사 갈림길에 섰으나 체계적인 응급의료 시스템으로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아 목숨을 건졌습니다.

어제(9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후 3시 35분 경기 파주시 아파트 건설 현장 38층에서 작업 중이던 A(38) 씨가 추락, 22층에 설치된 안전망에 떨어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신고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가까운 파주의료원으로 옮겼으나 A 씨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신장·간·비장·뇌 손상, 분쇄 복합 골절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손상 중증도 점수'(ISS·Injury Severity Score)가 15점 이상이면 중증외상환자로는 분류되는데 A 씨는 29점으로 판정됐고, 그만큼 생존 가능성도 희박했습니다.

의료원은 서둘러 상급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판단, 응급조치와 동시에 '의사 탑승 소방헬기'(Heli-EMS)를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사고 1시간 만에 헬기에 태워졌고, 다시 40분 뒤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해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헬기에는 김마루 외상외과 교수가 탑승해 출혈 조절 약물을 투여하면서 A 씨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병원 도착 후에도 김 교수는 응급 수혈을 비롯해 손상된 장기와 부러진 뼈 수술 등 협진을 컨트롤했습니다.

붓기 때문에 정형외과 수술은 다음 날에 진행됐습니다.

수술이 잘 끝났는데도 A 씨는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고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A 씨는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했고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김 교수는 "15층 높이에서 추락해 생존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라며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을 때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의료진이 같은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해 환자가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사고 23일 만인 지난 8일 밝은 모습으로 퇴원했습니다.

A 씨는 "의료진과 소방대원 등 많은 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자 한 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줬다"며 "이런 분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조항주 센터장은 "A 씨의 퇴원은 지난 한 해 쉼 없이 달려온 권역외상센터 의료진과 지역사회에 큰 선물"이라며 "이번 사례는 의료진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만들어낸 생명의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의정부성모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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