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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도 하기 전부터 '파나마 운하 내놔라', '그린란드 사겠다'며 영토 확장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당선인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사용하지 않을 건가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에? 둘 다 안 쓴다고 보장할 순 없어요.
김범주 뉴욕특파원과 트럼프의 속내를 뜯어보겠습니다.
"파나마 운하·그린란드는 미국 땅"... 취임 전부터 폭풍 도발, 왜?
A. 트럼프 당선인 말을 놓고 여기서도 말이 많습니다. 농담이 아닌 것 같다, 혹은 또 약간의 허풍 아니냐 이런 얘기가 여기서도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좀 생각을 해봐야 될 점이 트럼프 당선인이 하는 얘기들이 실제로 현실이 된 경우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1기 때 중국에 관세 매기겠다고 처음에 이 얘기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중국에 관세를 매기냐'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실제로 실행에 들어갔죠. 그리고 그게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내 유지가 됐고요. 그러니까 생각을 해보면 트럼프 당선인의 말을 너무 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당선인 (2024년 12월 22일)
우리는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나마 운하에 속고 있습니다. 누군가 '돌려받죠'라고 이야기했는데,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Q. 파나마 운하는 반환을 해달라는 거잖아요. 반환, 돌려달라는 건데 그러면 예전에 거기가 미국 땅이었다는 얘기입니까?
A. 파나마 운하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와는 상당히 멀기 때문에 사실은 좀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건데요, 이게 나온 맥락을 보자면 지도를 잘 보시면 힌트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려면, 미국의 특히 항공모함이라든가 큰 배들이 오갈 때 이게 없다면 아르헨티나 남쪽까지 내려가서 돌아 올라와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 운하 덕분에 대서양과 태평양을 마음대로 오갈 수가 있는, 물론 상선도 마찬가지고 미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목숨과도 같은 그런 곳이다.
이 파나마 운하를 뚫은 것 자체가 미국입니다. 원래는 프랑스 쪽에서 시도를 했었는데 실패를 하고 미국이 들어와서 1914년에 완공을 했죠. 그리고 미국이 계속 그걸 차지를 하고 있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 카터 대통령이 당시에 파나마에 돌려주겠다라는 조약을 맺습니다.
파나마 안에서는 불만이 많았죠. 미국이 계속 가지고 활용을 하니까 '우리가 되찾아 와야 된다.' 심지어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미국이 그렇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그냥 폭파시켜서 없애버리자고 실제 구상까지 있었던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에 파나마로 돌아갔거든요. 그리고 이제 25년이 지났는데 그만큼 미국이 패권을 장악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길목이고, 또 우리나라에서 미국 동부 해안으로 물건을 판다고 할 때 꼭 지나가야 되는 그런 곳입니다.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해안으로 가는 물동량의 3분의 2가 이곳을 지난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그만큼 남한테 맡겨두기가 어렵다, 좀 눈독을 들일 수 있는 그런 지역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인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사겠다, 가능한 건가요?
A. 덴마크가 팔 리가 없죠. 그리고 그린란드가 방금 말씀하신 대로 덴마크령이지만 덴마크에서 상당히 많은 자치권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인 거는 굉장히 역사가 깁니다. 1860년대부터, 그러니까 알래스카를 러시아에서 사들일 때부터도 이미 눈독을 들이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1기 때도 제안을 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당시 미국 대통령 (2019년 8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덴마크는 그린란드 유지를 위해 매년 7억 달러 가까이 손해를 보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고요.
미국을 밑에 놓고 보면 그린란드는 미국의 머리 위에 있다, 그래서 1940년대 이때까지 그린란드를 많이 미국이 갖고 싶어 했던 이유는 그만큼 내 머리 위에 있는 예민한 곳이기 때문에 그곳을 혹시 소련이 점령한다거나 다른 적대 국가가 차지했을 경우에 굉장히 불안하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점령을 하려고 했던 부분이 크고요.
트럼프 시대에 들어와서는 조금은 셈법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북극 항로라는 게 굉장히 주목받고 있거든요. 만약에 우리나라 부산에서 출발해서 유럽까지 배를 보낼 경우에 이 북극을 통해서 움직이면 기존 항로보다 한 25% 정도 거리와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만큼 모두가 눈독을 들이는 곳인데, 이것도 지도를 가만히 보자면 러시아 쪽으로 붙어 오는 북극 항로, 그러니까 유럽과 아시아를 직접 잇는 북극 항로는 러시아의 손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 이제 미국 쪽으로 붙어 오는 쪽은 미국에 주도권 있습니다마는, 만약에 그린란드가 다른 쪽의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 길도 상당히 막힐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이미 두 달 전에 중국하고 러시아가 북극 항로를 함께 적극 개발해 보자라는 얘기가 나온 상황입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내 머리 위로 지나가는 길을 내가 컨트롤을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일단 할 수가 있고요.
또 두 번째 그린란드가 중요해진 이유 중의 하나가 지구 온난화 문제가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그린란드가 얼음에 덮여 있는 땅이잖아요. 그런데 1년에 우리나라 경기도와 강원도를 합친 정도의 면적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땅이 드러나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그 땅에 상당히 값어치가 있는 원유와 희토류가 들어 있다라고 판단이 되고 있는데 그러면 이걸 캐내기가 훨씬 쉬워진다.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땅이 많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이 자원의 가치도 상당히 높은 겁니다.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안보의 문제, 항로의 문제, 자원의 문제 이 세 가지 부분을 모두 놓고 생각할 때 굉장히 눈독이 가는, 군침을 흘릴 수 있는 그런 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트럼프식 '땅따먹기'... 속내는 따로 있다?
A. 결국 전 세계에 미국의 이권, 미국이 직접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이권에 대해서는 상당히 적극적으로 가져오겠다라는 일종의 선언으로 해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좀 섬뜩하다면 섬뜩한 부분인데,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을 내려놓고 야인 시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쳐들어갔었는데 이때 트럼프 당선인이 푸틴 대통령한테 '굉장히 천재적'이라는 칭찬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언론이 뭐라고 표현을 하냐면, '남의 나라 영토 주권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가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그린란드를 실제로 점령할 수 있는 길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여겨집니다마는, 미국과 직접 맞닿아 있는 이익을 우리가 갖고 있는 힘으로 가져오겠다라고 하는 데 있어서는 뭔가 상당히 머릿속으로 구상이 있는 것 같다. 냉전 시대 때까지만 해도 미국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특히 중남미나 이런 지역에 대해서는 실제로 군대도 파견하면서 적극적인 힘을 과시한 적이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어떤 발언들을 보자면 '냉전 이후에 미국이 1극 체제가 돼서 좀 점잖게 세계를 경영했던 것이지 옛날에 우리가 그렇게 했던 거 잊었냐, 그게 왜 안 된다고 생각하냐'라는 발언을 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이 문제가 상당히 취임 이후에도 불거질 수 있다, 다른 형태로 불거질 수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Q. 중국을 견제하겠다 이런 목적도 있다고요?
A. 그렇습니다. 파나마 운하 같은 경우도 이번에 크리스마스 때 트럼프 당선인이 SNS에 '파나마 운하를 열심히 지키고 있는 중국 군인들도 메리 크리스마스다' 이런 글을 올렸었죠. 그러니까 원래 처음에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 얘기할 때는 운항료, 지나갈 때 받는 수수료가 비싸다는 부분을 거론했습니다마는 본심을 사실 SNS에 드러낸 셈입니다.
파나마 운하 양쪽 끝에 있는 주요 5개 항구 중에 2개를 홍콩 회사가 지금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부터 시작해서 또 파나마에 상당히 중국이 투자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파나마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상당히 중국에 호의적이고요. 원래는 타이완과 외교적 관계가 있었는데 이걸 끊어버리고 중국하고 손을 잡기도 했거든요.
미국의 입장에서, 그러니까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맡겨놓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저렇게 맡아 가지고 있는 쪽이 중국과 자꾸 접근을 한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남미는 미국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유럽이나 아시아에 대했던 것과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접근법이 다릅니다. 민족자결주의나 이런 걸 주장했던 것도 아메리카는 아메리카가 알아서 하겠다라는 식의, 유럽은 끼어들지 마라는 식의 사조였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도 그래서 이걸 "반환받겠다"라는 표현을 썼었거든요.
또 그린란드의 경우도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항로를 같이 개발하기로 한 상황에서 특히 중국의 입김이 닿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자원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굉장히 의식을 하는 걸로 파악이 됩니다.
Q.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도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겠죠?
A. 여기는 한 2~3시간 바깥쪽으로만 나가도 여기가 미국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지역들이 많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굉장히 큰 쇼핑몰 같은 경우가 통째로 비어 있는 그런 경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고요. 그리고 이제 달러샵 같은, 우리나라로 치면 다이소 같은 그런 가게에 들어가면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굉장히 좀 굳어 있고 뭔가 좀 화가 나 있는 듯한 그런 표정을 볼 수가 있습니다.
뉴욕이나 대도시하고는 느낌이 상당히 달라서 저도 대선 전에 그걸 보면서 이 부분이 좀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유리하게 돌아갈 수 있겠구나. 실제로 뉴저지는 민주당의 강세 지역인데 제가 봤던 그 지역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겼단 말이죠, 나중에 표를 까보니까. 그런 점에서 생각해 볼 때 상당히 많은, 외곽에 있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정말 위대한 게 맞나라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얘기를 부르짖었고, 그 부분이 예를 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과 직접적인 연결이 없다고 보고 빨리 정리를 하는 게 우리에게 이득이지만, 파나마나 그린란드는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뭔가 해보겠다라는 메시지를 자기 지지층에게 전달하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이해를 할 수 있겠습니다.
진짜 미국 땅 될까?... '부동산 업자' 트럼프
A. 미국 언론들도 가능성 없다고 딱 잘라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파나마 같은 경우는 미군이 1980년대 직접 침공을 한 적이 있습니다. 노리에가라는 독재자를 처리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걸고 들어가기는 했습니다만 어쨌든 미군이 침공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 이후에 파나마는 중립국이 됐습니다.
군대도 해체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은 파나마를 쳐들어간다는 것은, 군사적인 행동을 한다는 건 지금 명분이 없는 상황이고요. 그린란드도 역시 마찬가지로 군사적으로 행동을 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그러면 돈을 주고 산다거나 이런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트럼프 당선인이 자기가 원하는 건 결과적으로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미국의 영향권 안에 계속 두겠다라는 점이라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시도를 계속할 수 있지 않겠느냐. 예를 들자면 최근에 캐나다도 문제가 됐죠. 캐나다 같은 경우도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얘기를 하고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 트럼프 당선인은 거의 밑에 깔겠다라는 의도로 시작부터 이제 뭉개고 있는 상황인데 그러다 보니까 캐나다 쪽에서도 물론 반발도 터져 나왔습니다만 동시에 여러 가지 기술을 활용해서, AI 기술까지 활용해서 트럼프가 요구한 국경 통제와 마약 수출을 열심히 막아 보겠다라는 대안을 내놓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당장 그 땅을 빼앗아 온다 하는 것도 물론 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라고 생각을 합니다마는 그전에 미국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어떤 대가, 미국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쪽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서 말뿐만 아니라 더한 압박을 내놓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 말을 한 사람이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이기 때문에 이게 진짜로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A. 네, 뉴욕타임스가 그 부분을 썼죠. '세계 최강대국의 군대를 가진 부동산 개발업자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이곳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라는 표현은 우리나라하고는 어감이 좀 다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