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 야탑동 복합건축물 화재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의 복합상가건물인 BYC 빌딩에서 큰 불이 났다가 1시간여 만에 진화된 가운데 화재 당시 긴박했던 순간이 구조자와 목격자들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37분쯤 건물 1층에 위치한 식당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 발생 30여 분 만인 오후 5시 16분 소방당국이 큰 불길을 잡은 이후 건물 옆 광장에서 만난 초등학교 2학년 A(9)군은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물에서 빨리 나와서 탈의실로 가라'고 해서 급히 나와 옷을 갈아입었다"고 대피 당시를 기억했습니다.
A군을 비롯한 초등학생 20여 명은 오후 4시 40분부터 이 건물 지하 1층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교사의 안내로 지하 5층으로 계단을 이용해 대피했다가 출동한 소방관과 함께 건물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이 수영장에서 근무하는 셔틀버스 운전기사 신 모(35) 씨는 "어린이들을 태워서 수영장으로 가던 중에 수영장에서 '불났으니 애들을 돌려보내라'는 전화를 받고 다시 집에 데려다주고 와보니 강습받던 어린이들과 학부모 30여 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있었다"고 했습니다.
아찔했던 상황은 건물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빌딩 상층부에서는 구조해달라는 의미로 열린 창문을 통해 A4 용지가 쏟아져 내려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BYC 빌딩 맞은편 건물에서 이를 지켜본 B(47) 씨는 "6층에서 네다섯 명이 창문을 열고 종이를 날리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불이 난 건물 7층에서 근무하던 C 씨는 "불이 났다고 해서 일단 급한 김에 옥상으로 달려갔다"며 "이후에 소방관 안내를 받아서 계단으로 걸어 내려왔는데 큰일 날 뻔한 것 같아 아찔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화재현장을 지나던 시민 곽 모(36) 씨는 "불이 난 직후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검은 연기가 건물 주변을 뒤덮었다"며 "건물 입구로 사람들이 뛰쳐나오고 있었고 2층을 보니 열린 창문 사이로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