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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북한에게 유리한 정세?…트럼프에도 배짱부리는 김정은 [스프]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미국에게는 '최강경 대응', 구체적 언급은 없어

안정식 N코리아 정식 썸네일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2024년 말에 열기로 했던 노동당 전원회의를 예상보다 일찍 개최했습니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12월 31일까지 회의를 열고 결과를 다음 해 신년사를 대체하는 형식으로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회의를 개최한 것입니다. 또, 북한은 보통 전원회의가 시작되면 회의 개최 사실을 다음 날 보도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회의가 모두 끝난 뒤 한꺼번에 보도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연말에 열리는 노동당 전원회의는 한 해의 종합평가와 함께 다음 해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의 대상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주요한 관심은 대남, 대미 정책과 같은 대외 정책 방향인데, 북한은 2023년 말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남북 관계가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규정하고 이후 1년 동안 남북을 갈라놓는 조치들을 계속 시행한 바 있습니다.

2024년 말 진행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북한이 바라보고 있는 대외 정세는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대외 메시지는 많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주력하고 있는 지방 발전 정책과, 앞으로 10년 안에 전국의 모든 학교들을 개량하겠다는 교육 토대 강화 사업 등 내치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많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북한이 2024년과 2025년의 정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집약적으로 드러났는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은 먼저 지금의 국제 정세를 "자주세력권의 장성과 약진이 두드러지고 패권세력권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 쇠퇴"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자주세력권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같은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을, 패권세력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일본이나 유럽 같은 자유민주주의 세력들을 말하는 것인데, 지금의 국제 정세가 북한 쪽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한 것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빼앗긴 상태에서 종전될 가능성이 높은 점, 한국은 비상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적 혼란에 빠진 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점, 일본의 이시바 내각도 지지율이 탄탄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지난해 상당한 국제 정치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습니다. 준엄한 지역 정세와 유동적인 국제 관계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입니다.
 
"(2024년에) 우리 국가의 국제적 지위를 제고하고 대외적 진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서 이룩된 성과들과..."
"전망적인 국익 증대와 국위 선양의 견지에서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성과들을 이룩하였으며 원칙적인 대외 정책적 입장과 투쟁 방향을 철저히 견지함으로써 정의로운 다극 세계 건설을 힘 있게 견인하는 대표적이고 강력한 자주 역량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확고히 차지하였다."

- 2024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

2024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김정은의 이런 평가는 대체적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 관계 밀착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나라는 지난해 6월 '포괄적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을 통해 양국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러한 정치적 성과를 '국제적 지위 제고', '대외적 진지 공고화', '정의로운 다극 세계 건설 견인'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러는 새로 체결된 동맹 조약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명시했습니다. 한쪽이 무력 침공을 당하면 다른 쪽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인데, 일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지원일 것으로 해석했던 세간의 예상과는 달리 북한은 전격적으로 군대를 러시아 전선에 투입했습니다. 파병 전에도 북한은 재래식 무기와 포탄들을 대거 러시아에 지원해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전망적인 국익 증대와 국위 선양의 견지에서 중대한 전략적 의의를 가지는 성과들을 이룩'했다는 부분이 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북러 밀착의 결과로 '대표적이고 강력한 자주 역량으로서의 국제적 지위를 확고히 차지'했다는 것이 김정은의 종합평가입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총알받이로 사망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지만, 김정은의 시각에서는 군인들이 얼마나 죽건 말건 북한군 파병으로 러시아와의 유대를 공고히 하고 세계가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만든 것이 성과로 보이는 것입니다.
 

2025년 대미 정책의 첫 포문은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

김정은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도 대외 정책 방향을 개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먼저, 북러 관계 밀착이 지난해 대외 정책의 주요 성과였던 만큼 올해에도 북한의 우호국들과 관계 발전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우리 국가의 존엄과 국익을 존중하는 친선적이고 우호적인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을 적극 도모해 나가는 데서 나서는 과업들이 명시되었다."

- 2024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

이런 기반 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 방침이 발표됐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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