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추석 서울 종로구 경복궁 찾은 시민들이 더위 속 이동하고 있다.
2024년은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14도를 돌파하며 '압도적으로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 포털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전국 단위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로 가장 높은 14.5도를 기록해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재작년 13.7도를 넘어섰습니다.
1973년은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의 기준점이 된 해로, 한 해 평균기온이 14도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입니다.
작년 평균기온은 평년(1991∼2020년 평균) 연평균 기온(12.5±0.2도)보다 2도 높았습니다.
또한, 일최저기온과 일최고기온 연평균 값 역시 작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최저기온은 9.9도로 10도에 육박했고, 평균 최고기온은 19.7도로 20도에 가까웠습니다.
이들 기록 모두 재작년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기상청은 관측값 재검증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므로 기록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8월 4일 경기 여주시 점동면에서 기온이 40도를 기록하며 극심한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작년 12개월 동안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달은 단 한 달도 없었습니다.
특히 9월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20.5도)보다 4.2도 높아 늦더위가 길게 이어졌습니다.
비교적 평년에 가까웠던 5월도 평균기온(17.7도)이 평년(17.3도)보다 0.4도 높았습니다.
작년이 '덥지 않은 달'이 없었기에 기온 신기록이 수립됐습니다.
작년 폭염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지목됩니다.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상위 10위 중 1998년(5위)과 1990년(10위)을 제외하면 모두 2000년 이후 기록입니다.
특히 2020년부터 작년까지 5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5년으로 평가됩니다.
2024년(1위), 2023년(2위), 2021년(4위), 2020년(7위)이 상위권에 올랐으며, 가장 '시원했던' 2022년조차 연평균 기온 순위 상위 11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도 지난해 극심한 폭염을 겪었습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작년 1∼11월 평균 지구 표면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0.72도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재작년 같은 기간보다 0.14도 높은 수치입니다.
연구소는 작년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며 역대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1.5도 상승'은 인류가 설정한 마지노선으로, 이를 넘어서는 것은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집니다.
세계는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합의했지만, 과학자들은 이 상승 폭이 일시적으로 1.5도를 넘는 '오버슈트'만으로도 전 지구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