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 날,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기억됐어야 할 오늘(31일)이지만, 갑작스러운 사고에 비극적인 시간이 됐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이었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참사 유가족들의 시신 확인 작업은 오늘도 순차적으로 조금씩 이뤄졌습니다.
형 부부를 갑자기 떠내 보낸 동생은 애타는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리지만, 임시 영안실로 향하는 길은 멀기만 합니다.
[유가족 : 형 부부인데, 형은 그래도 상태가 나아서 28명 인도한다는 명단에 들었어요. 그런데 형수는 많이 심해요. (형수가) 어느 정도 수습이 될 때까지 최대한 수습할 수 있도록 기다리려고….]
곧 세상에 태어날 손자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급히 세상을 떠났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유가족 : (형 부부) 아들·딸이 서른 살, 서른 한살이예요. (손주, 손녀도 보실 나이인데) 이제 3개월 후면 손자를 볼 텐데….]
며느리의 시신 인도를 기다리던 한 유가족은 홀로 남겨진 어린 손녀가 눈에 계속 밟힙니다.
[유가족 : 지금 아이가 7살 먹었거든요. 아빠가 오늘 말하려고 했더니 아이가 울면서 방에 들어가면서 잔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를 계속 기다리다가 안 오니까….]
전남 화순군청 사무실 책상에는 조화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퇴직하는 동료를 축하하기 위해 함께 기념 여행에 나섰던 전 현직 공무원 8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겁니다.
[동료 공무원 : 너무 힘들어서 다들 지금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상황이고…다 힘들어하고 있어요.]
사고 현장 근처에는 오늘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발걸음이 이어졌고 이들을 추모하는 꽃과 메시지도 놓였습니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의 친형이 남긴 편지엔 비통함이 배어 있습니다.
추모객들은 활주로 철조망 옆에 김밥과 핫팩, 조화 등을 놓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김형수 KBC, 영상편집 : 박진훈)
▶ "설마했는데…이런 참담한 일이" 슬픔에 잠긴 광주·전남
▶ [자막뉴스] "섭아, 우리 왔다"…김밥, 소주, 그리고 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