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사고 여객기와 충돌로 부서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동체 착륙하면서 충돌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언제부터 설치됐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오늘(31일) 무안국제공항 등에 따르면 공항 활주로 끝단에서 250m가량 떨어진 곳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흙더미에 덮여 있습니다.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로컬라이저까지 포함하면 4m 높이에 달합니다.
공항 측은 지난해 내구연한(15년)이 다 된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면서 기초재를 보강했습니다.
구조물이 2m 높이에 달한 것은 활주로 끝단과 수평을 맞추기 위해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로컬라이저를 교체할 때 문제가 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새롭게 설치됐는지, 이전부터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로드뷰를 보면 2010년에도 흙더미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에도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아 지난해 로컬라이저만 교체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에 무안공항이 개항한 2007년부터 설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있는 둔덕을 충돌한 뒤 폭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항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쉽게 부러지는 구조가 아니어서 피해가 컸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영국의 항공안전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도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장애물이 없었다면 여객기에 탑승한 대부분의, 아마도 전부가 생존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안공항 관계자는 "지난해 로컬라이저가 내구연한이 돼 교체했다"며 "구조물이 언제 처음 설치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 전문가는 "로컬라이저는 고도의 차이가 없을 때 지표면 아래 고정 장치를 박고 설치하는데 무안공항은 활주로와 경사 차이가 있어 흙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대형 참사를 부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워낙 급박한 상황으로 추정되는 만큼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