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여객기 내부 수색하는 소방구급대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가짜뉴스와 악플이 확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무안국제공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48)씨는 지난 29일 사고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각종 음모론과 억측에 시달렸습니다.
A 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기체가 활주로에 착륙한 이후 외벽에 부딪히는 사고 당시 모습이 정확하게 담겼습니다.
다수의 언론이 사고 상황을 보도하며 A 씨의 영상을 활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상에서는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억측이 퍼졌습니다.
A 씨는 30일 언론 통화에서 "(보도 이후) 일부 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촬영물을 제보한 대가로 얼마를 받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이런 상황이 너무 황당하다"고 털어놨습니다.
전날 영업을 준비하며 하늘을 바라본 A 씨는 기체의 움직임이 평소와 달라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습니다.
7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며 지켜본 활주로의 반대 방향으로 비행기가 진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비행기가 유독 낮게 날았고 평소보다 선회 반경도 작아 '뭔가 이상하다' 싶어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항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수시로 이착륙 모습을 봤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했습니다.
영상에 담긴 모습은 A 씨가 가게를 나와 옥상에 오른 직후에 포착된 상황이었습니다.
A 씨는 "옥상에 올랐을 때 이미 비행기가 바닥에 닿으려고 하는 상태였다"고 떠올렸습니다.
누구보다 가까이 사고 상황을 목격한 A 씨는 전날 밤잠을 설쳤습니다.
A 씨는 "눈만 감으면 비행기가 폭발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도 울컥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면서도 이 영상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희생자를 비롯해 기체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향한 허위 사실 및 2차 가해성 게시글도 확산했습니다.
지난 29일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여성이라고 멋대로 확정 짓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기장이 2019년부터 기장했다는데 시기가 딱 제주항공이 여자 기장 홍보할 때랑 맞아떨어진다", "기장 여자 맞지?" 등 근거 없이 성별을 추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뿐 아니라 여성 혐오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은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이 모두 남성이라고 밝혔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희생자들의 책임을 묻는 게시글을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sa***'는 "LCC 타지 말아야겠다고 하는 건 피해자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말로 보인다. 비싸게 주고 타면 사고가 안납니까"라고 적었고, 'wi***'도 "LCC 타지 말라는 건 사고 위험을 인지하고 타는 것이라고 읽힐 수 있다. 소비자가 감수할 게 아니라 기업에 안전하게 운행해달라고 외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LCC 안 타겠다는 반응 좀 안 보고 싶다. 대부분 지방 공항은 저가항공사뿐"(AK***), "누구나 내일 당장이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가볍게 말하지 말하달라"(ed***) 등 지적이 나왔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기체의 과거 이력에 대한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습니다.
SNS 등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체(HL8088)와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 상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회항한 기체가 동일하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기체의 기번은 HL8088이며, 오사카 상공에서 회항한 기체의 기번은 HL8303입니다.
두 비행기의 기종은 B737-800로 동일하지만 기체는 다르다는 뜻입니다.
제주항공은 이번에 사고가 난 B737-800과 같은 기종을 총 39대 운용하고 있습니다.
항공사는 각 항공기에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 관리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