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처럼 여객기가 동체 착륙하는 경우는 흔하진 않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있었습니다. 큰 인명 피해를 불러올 수 있어서 기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꼽히는데, 참사를 피한 동체 착륙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게 관건일지, 김정윤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재작년 6월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
랜딩 기어가 펴지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한 여객기에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승객들은 승무원 안내에 따라 재빨리 비상 탈출합니다.
그 사이에도 유독가스가 계속 뿜어져 나왔지만, 곧바로 도착한 소방대가 진화에 나서면서 추가 폭발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이 사고로 부상자 3명만 발생했고 탑승객 126명은 전원 생존했습니다.
2011년엔 미국에서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여객기가 동체 착륙에 성공하면서 승객과 승무원 231명 전원이 무사히 탈출했습니다.
기장은 랜딩 기어가 고장 나자, 연료를 소모하기 위해 1시간가량 상공을 떠돌다 동체 착륙에 나섰고, 지상에선 소방차가 착륙과 동시에 소화액을 분사하면서 화재를 막았습니다.
2016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선 기체에 불이 번지기 직전에 승객과 승무원 300명이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2007년 일본에서도 앞바퀴가 고장 난 여객기가 뒷바퀴와 동체로만 비상 착륙해 탑승객 전원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20년 동안 민간 항공기가 동체 착륙을 시도한 건 모두 78건.
전문가들은 동체 착륙은 기장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 수단이지만 성공의 열쇠는 사전 준비라고 지적합니다.
[이강준/항공대 항공운항학과 초빙교수 : 지상에서든 공중에서든 어느 정도의 여유 준비 시간이 좀 있어야 되죠. 지상에서는 대피 구난 준비를 미리 해야 되는 거고요, 비상 출동을 해서.]
다만 이번 사고는 '메이데이' 선언 뒤 4분 만에 동체 착륙이 시도되면서 사전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