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음 졸이게 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번 참사의 기계적 원인을 조금 더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엔진에 양쪽 모두가 고장 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영향을 끼쳤던 건지 이 부분은 정구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비행기 날개는 앞뒤로 넓게 펼칠 수 있는데 이를 고양력 장치 '플랩'이라고 합니다.
각도에 따라 비행기 날개를 둥글게 펼치면서 속도를 늦춰주기도 하고, 뜨는 힘 '양력'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첫 착륙 시도에서 속력은 시속 267km로 기록됐는데, 착륙하기 적합한 속도입니다.
이 과정까지는 플랩과 역추진 장치 등이 작동해 속력 조절이 가능했을 수 있습니다.
착륙을 하려면 플랩을 30도 정도로 펼쳐 속력을 줄여야 합니다.
조종간에 있는 레버를 30까지 내리면 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 번째 착륙 시도였던 사고 마지막 순간 영상을 보며 플랩이 거의 펼쳐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길/한국항공대학교 항공안전교육원 교수 : (플랩을) 한 단계밖에 못 내렸던지, 아니면 못 내렸든지 그러니까 착륙하는 속도가 내가 봐서는 이륙 속도야. 이륙 속도.]
항공기에는 왼쪽 엔진 펌프로 구동되는 '알파' 유압계통과 오른쪽 엔진 펌프로 구동되는 '브라보'가 있습니다.
플랩은 오른쪽 엔진 펌프에 연결되어 있는데 오른쪽 엔진이 고장 났을 경우 왼쪽 엔진에 연결된 동력전달장치가 유압을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왼쪽 엔진마저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랜딩기어는 왼쪽 엔진에 연결되어 있는데 이게 움직이지 않은 것도 왼쪽 엔진까지 망가졌기 때문이란 추측이 나옵니다.
랜딩 기어 또한 위아래 버튼만 조작하면 움직일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설계되어 있어 조작 실수일 확률은 희박하다는 겁니다.
오늘(30일) 김포-제주행 회항에서도 문제가 된 건 랜딩 기어였습니다.
랜딩 기어는 수동 개방 장치의 덮개가 열려 있어도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오늘 회항이 이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정비팀에 확인 결과 수동 랜딩기어 덮개는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