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 직전 항공기 조종사와 관제탑 사이에 오갔던 교신 내용의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조종사는 분명하게 조류와 충돌했다고 밝혔고, 관제탑과 여객기 사이에 일부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참사 직후, 제주항공 여객기 오른쪽 엔진 쪽에 무언가와 충돌한 듯 불꽃이 튀는 영상이 공개되자, 사고 원인이 버드 스트라이크 즉, 조류 충돌인 것 같다는 분석이 잇따랐습니다.
[권보헌/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 (어제) : 아침 9시경이면 새들이 먹이 활동을 위해 많이 떼로 움직입니다. 새들이 (엔진에) 흡입되면서 엔진 추력이 손실된 걸로 판단되고요.]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는 관제탑과 제주항공 여객기 조종사 간 교신 내역 일부를 국토부가 공개했습니다.
제주항공 7C2216편이 착륙 허가와 함께 남쪽, 01 활주로를 향해 하강하기 시작하고 3분 뒤, "조류 활동에 주의하라"라는 관제탑의 교신이 전해졌고, 이 교신 2분 만에 조종사는 비상 상황을 뜻하는 메이데이 선언을 3차례 외쳤다는 겁니다.
[강정현/국토부 항공운항과장 : 조종사가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선언 및 복행'을 통보했습니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세 번 선언했고요.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 용어를 썼습니다.]
착륙 시도를 접고 고도를 높이던 항공기는 급히 방향만 바꿔 반대편 활주로 북쪽을 통해 활주로 3분의 1지점에 접지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강정현/국토부 항공운항과장 : (통상) 좌선회해서 5천 피트까지 올라가서 '홀딩'하다가 다시 01 방향으로 착륙하든지 이렇게 하는 절차인데, 조류 충돌로 인한 사유인지 어떤 사유인지, 019 방향으로 조종사가 (착륙을) 요청했습니다. 한 1,200미터 정도 되는 지점에 접지를 했고….]
사고 직전 관제탑과 여객기 간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유경수/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 : 관제사하고 지시 유도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조종사와) 소통이 좀 원활치 않고 단절되고 그렇게 착지를 하고 충돌하는 그런 상황이 전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상황이 기록된 조종실음성기록장치 이른바 CVR 등 항공기 블랙박스는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넘어가 정밀분석에 들어간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도 기체와 사고 현장 주변 합동감식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윤 형,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방명환·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