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시진핑 초청한 트럼프의 진짜 속내와 중국의 '8단계 방패 전략' [스프]

[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⑮] '워싱턴판 홍문연(鴻門宴)'은 성사될까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전병서 중국본색 썸네일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을 초청

'홍문연(鴻門宴)'은 중국 진나라(秦) 말기에 항우와 유방이 함양(咸陽) 쟁탈을 둘러싸고 홍문에서 회동한 일을 뜻한다. 기원전 207년 12월에 진나라가 멸망한 후 초한쟁패기 직전에 진나라의 수도 함양 근처의 홍문이라는 곳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초한지》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장면이다.

홍문연은 겉보기엔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음모와 살기가 가득한 살벌한 연회'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항우가 홍문(鴻門)에서 연회를 열어 유방을 제거하려 했으나 유방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의 47대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2025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 미국 역사에도 없었던,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정상을 초대했고 그중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다. 중국을 '적(enemy)'이라고 칭하고 대대적인 무역 규제와 통제로 중국을 좌초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취임식에 중국 정상을 초대한 것이다. 이는 21세기 '워싱턴판 홍문연(鴻門宴)'이다.

이번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받은 다른 나라 정상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리틀 트럼프'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이탈리아 극우 총리, 이민 성소수자에 강경 대응자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만든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이다. 이들 모두 트럼프의 정책과 같은 색깔을 내는 이들이지만 트럼프가 적(敵)으로 보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의외의 초대이고, 변칙 복서 트럼프다운 발상이다.
 

시진핑 초청의 진짜 속내는?

트럼프가 시진핑을 취임식에 초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적의 속을 직접 떠보겠다는 속셈이 있겠지만 표면상으로는 첫째, 트럼프는 시진핑의 참석을 통해 취임식 들러리를 세우면서 트럼프 자신이 세계의 황제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둘째, 무대뽀 공격형 리더라는 이미지에서, 시진핑과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세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통합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관례에도 없는 트럼프의 시진핑의 취임식 초대의 발상은 기발하지만 시진핑을 초대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첫째는 트럼프의 첫 번째 공약인 우-러 전쟁의 조기 종식에 시진핑의 중재와 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못지않은 강경파 푸틴을 설득하고 조기에 전쟁을 종식을 설득하려면 러시아의 생필품과 전쟁 물자를 공급하고 있는 시진핑의 중재가 트럼프의 직접 설득보다 더 유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러 전쟁의 종전을 계기로 미국은 유럽에는 NATO 탈퇴를 무기로 GDP의 5% 국방비 부담을 요구하고, 러시아산 대신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하도록 해 실리를 챙기고, 우크라 전쟁의 종전 시 최소 4,8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전후 복구 사업에서 미국은 실리를 챙길 수 있다.

현지 시간 지난 12월 20일,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사진 : AP, 연합뉴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의 현재 러시아 영토 점령을 인정하고 종전을 하고 우크라의 NATO 가입을 연기하는 안을 가지고 러시아의 푸틴을 설득할 수 있지만 야망의 화신 푸틴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푸틴이 트럼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3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

우크라에 모스크바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허용하고, 유럽과 미국이 동결한 러시아의 자금 2,800억 달러를 전비로 사용해 러시아를 공격하고, 중국이 미국의 금융망을 우회해 러시아에 공급하는 생필품과 군수 물자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을 중단시키도록 시진핑을 설득할 수 있다면 트럼프의 우크라 조기 종전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투하 이전에 그 후유증에 대비한 사전 막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60% 보복 관세에 중국이 순순히 복종하면 다행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시선과 14억 인민들의 시선이 두려운 시진핑이 똑같이 60%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 트럼프의 체면도 미국의 실리도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사전에 짜고 치는 고스톱을 치고 싶은 것이다.
 

'워싱턴판 홍문연(鴻門宴)'에 시진핑은 참석을 할까?

중국의 주석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들러리로, 추운 백악관 마당에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월 20일은 중국의 춘절 바로 전이고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주석이 해외 순방을 가는 전례가 없다. 또한 중국은 3월 양회의를 앞둔 1-2월에는 내부 문제 정리와 정부 경제 정책 목표 등 결정을 할 것이 많기 때문에 통상 정상의 해외 순방은 양회의 이후 4월부터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시진핑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면 미중 관계는 서로의 이견이 사전 조율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양국의 전면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60%의 보복 관세를 유예하는 대신에 중국은 파격적인 수입 확대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2019년 트럼프와 시진핑의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중국은 2,00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줄이는 수입 확대를 약속했지만 중국은 트럼프의 낙마와 코로나를 핑계로 약속한 금액의 57% 선에서 수입을 중단했다.

전병서 중국본색
1단계 미중 무역 합의의 골자는 중국이 무역 전쟁 전인 2017년 대비 약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약속 불이행에 대해 "코로나19 충격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차질 등이 겹쳐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해 왔다.

그러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에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구매를 크게 늘리겠다고 결정했다. 중국이 '여력이 없어서'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2021년 이후 2022년, 2023년에 중국의 대미 흑자는 계속 늘어났다. 이는 미국이 전방위로 중국에 보복 관세를 때려도 미국인들이 'Made In China 없이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증명해 준다.

전병서 중국본색
다시 돌아온 트럼프는 중국 시진핑에게 당장 2021년 1차 무역 협상의 남은 빚을 받으려고 당당하게 압박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파격적인 제안, 예를 들면 1단계 협상의 5배인 1조 달러어치의 대미 수입을 5년간 늘리겠다고 제안하고 대신 반도체 AI 등 미국이 금수 조치한 품목에 일부 수입 허용을 요청할 수도 있어 보인다.

양국이 서로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딜이 된다면, 트럼프 취임식에서 미중 정상의 조기 만남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 내각이 아직 정식으로 출범도 하기 전이어서 막후 협상이 있더라도 실행 담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어 딜의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에 대응하는 중국의 '8단계 방패(防牌) 전략'

미국의 '60% 관세의 창(槍)'에 맞서는 중국은 '8가지의 방패(防牌)'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1) 관세 인상 맞불작전을 쓴다. 중국의 시진핑은 미국보다 14억 인민의 시선이 더 무섭다.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  2) 환율 절하로 관세 상계하고 수출 환급금 확대로 관세 효과를 상계한다.

3) 핵심 광물(희토류) 수출 통제에 들어가 미국의 첨단 산업에 충격을 준다. 이미 12월 5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4) 수출 부진을 만회할 내수 확대에 올인한다. 정부 보조금, 세금 감면, 현금 쿠폰, 국산 제품 우선 구매 등의 패키지 정책을 실시한다.

5)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을 제재한다. 중국에 진출한 애플, 테슬라, 퀄컴, 테슬라, 스벅, 월마트, 맥도널드를 제재한다. 미국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을 제재하는 순간 미국 증시 폭락의 위험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95%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6)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 유럽, 한국, 일본 기업을 우대한다.  7) 우회 수출 기지 개척한다. 기존의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에서 중남미, 아세안, 유럽 지역을 통한 신 우회로를 개척한다.  8) 일대일로 연선 국가, Global South 국가, RECEP 국가들로 수출 확대를 통해 대미 수출 감소를 보완한다.

전병서 중국본색
지금 중국의 경우,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에 비해 대미 무역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 2000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21%였는데 2024년 10월 누계로 14.6%로 낮아졌다. 수입 역시 11%에서 6%로 낮아졌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이고 이 중 대미 수출 비중은 14.6%로 만약 60% 보복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0이 된다면 중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2.9%p 수준이다.

중국의 대중 수출 감소의 충격은 내수 확대와 미국 이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로 풀 수 있다. 2023년 중국 GDP에서 소비의 비중은 56%로 소비를 5%만 늘리면 GDP는 2.8%p 증가한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보복 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가 중국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은 2025년에 내수 경기 부양에 올인하고 이를 위해 역대 최대의 재정 확대 정책과 금융 완화 정책을 쓰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