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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정윤식 교수 "다중결함 가능성…동체착륙할 정도로 급박했나"

-공중에 떠있는 속도로 지상충돌…폭발해 피해 커져
-시작점은 조류충돌이지만 주원인 단정하기 어려워
-조류 충돌로 우측 엔진 불꽃…좌측 엔진도 고장? 
-랜딩기어 수동으로 내릴 여유 없을만큼 급박했나
-4분만에 동체착륙…엔진·컨트롤 등 다중결함 추정
-활주로 길이 문제 없고 15년 기령 그리 많은것 아냐
-비행기록장치 확인해 조종사 결정과정 판단이 주안점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4년 12월 30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김태현 : 181명이 탑승했던 제주항공 폭발사고에 대한 원인을 전문가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아시아나항공 기장이었던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윤식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교수님, 어제 참사가 일어났는데요. 참사 사망자가 굉장히 많거든요. 181명 중에서 지금 승무원 2명만 살았고, 179명이 지금 사망한 걸로 알려졌는데요. 사고규모가 왜 이렇게 컸다고 보십니까?
 
▶정윤식 : 일반적인 항공기가 착륙해서 사고가 났을 경우에 그렇게 거의 전원이 사고가 나는 경우가 사실 드문 사고거든요. 그런데 일단은 항공기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거의 공중에 떠 있는 속도로 지상에서 지상의 기물과 충돌했기 때문에 그 충격으로 폭발을 일으키면서 사고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큰 사고가 난 경우는 굉장히 드문 일이기는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아직 사고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사고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추정되고 있는데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버드스트라이크라고 하지요, 조류충돌 때문이다라는 언론의 분석기사들이 많더라고요. 조류와 충돌 때문에 이런 대형참사가 일어났다는 건 맞는 얘기입니까?
 
▶정윤식 : 항공에서의 사고조사 원인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중에 엔진이 꺼졌다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엔진이 꺼져서 사고가 났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그 내용은 항공기결함이나 조류결함이 아닌 그래도 조종사가 잘 처치해서 내려야지 하는 그런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에 내용적으로는 조종사원인으로 이렇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태현 : 내용적으로는요.
 
▶정윤식 : 네. 왜냐하면 엔진이 고장나더라도 원래 이 비행기는 운행이 가능하도록 만든 비행기이기 때문에 조종사가 제대로 통제를 못 했다 이런 걸로 결론나는 경우도 많거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시작점은 조류충돌이라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동체착륙이나 아니면 다른 여건에 따라서 조작이 제대로 이루어졌나를 파악해서 어느 쪽이 주원인인가로 다시 또 변경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태현 : 그러니까 시작은 일단 조류충돌로 시작을 했지만 동체착륙해서 사고나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단정할 수 없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그런 얘기들을 하잖아요. 보니까 조류충돌해서 한쪽 엔진이 꺼졌는데 이게 조류충돌이 있다고 해도 다른 쪽 엔진으로 조종이 가능하도록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기체결함 얘기도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이 얘기도 맞습니까?
 
▶정윤식 : 그 얘기가 조금 전에 제가 드린 얘기와 일맥상통하는데요. 실제 두 엔진 중에 한 엔진만 있어도 비행기는 안전한 운항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습니다. 목적지로 간다든지 이런 것은 힘들 수도 있지만 착륙하거나 하는 건 문제가 없거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그래서 한 엔진만 가져도 충분히 조종이 돼야 되는데 왜 나머지 한 엔진이 잘 살아 있는데 그런 사고가 일어났느냐를 또 역으로 생각하면 그 한 엔진마저 또 고장난 것이 아닌가. 조류충돌이 동영상 우측 엔진에서 약간의 불꽃이 나니까 그쪽 엔진만 집중을 하고 있지만 실제 불꽃이 보이지 않더라도 내부손상을 입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양쪽 엔진 다 조류충돌이 일어난 것 아니냐. 또는 조류충돌과 동시에 좌측엔진도 참 우연치 않게 시간이 겹쳐서 좌측엔진도 같이 결함이 있지 않을까 뭐 이런 것까지도 확대해석해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한 엔진이 꼭 살아 있었다 이렇게 보기도 참 지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며칠 내로 그 비행데이터를 분석해서 아마 그런 것들이 확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어제 몇몇 언론보도를 보니까 이틀 전에 그 똑같은 비행기에 탔던 승객이 시동이 몇 차례 꺼졌다 이렇게 불안감을 표현했다는 보도가 있었거든요. 물론 제주항공 측은 정비 다 잘했고 기체 이상이 없다라고 얘기하기는 했지만요. 원래 그 비행기에 엔진이 좀 이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건가요?
 
▶정윤식 : 그렇지요.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런 데이터들은, 만약에 시동 건 이후에 지상이나 공중에서 엔진이 꺼지면 그건 법령에 의해서 의무 보고사항입니다. 그래서 그런 보고를 누락시켰을 경우에는 굉장히 중대한 업무위반으로 되기 때문에 과징금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래서 항공사에서는 그런 게 섞이거나 이렇게 하지는 않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또 데이터로 해서 다 나옵니다. 그래서 실제 제주항공에 없고, 항공당국에서 그런 게 없었다 그러면 사실 결함을 승객이 잘못 오인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또 그렇다 이렇게 보기가 어렵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교수님, 비행기가 엔진 문제에 있더라도 착륙과정에서 속도가 줄었다든지 랜딩기어가 잘 내려왔다든지 그랬으면 피해가 이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있던데요. 지금 랜딩기어까지 안 내려온 이유는 뭐라고 봐야 되는 거예요? 엔진하고 랜딩기어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거잖아요.
 
▶정윤식 : 시스템적으로는 분리돼 있는 그런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엔진에서 우리 자동차의 발전기 연결하듯이 거기에 유압을 발생시키는 그런 유압펌프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엔진이 정지가 되면 그 펌프도 기능이 정지가 되거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그러면 랜딩기어나 우리가 고양력장치(High-lift Device, 항공우주공학에서 날개에서 생성되는 양력(揚力)의 양을 증가시키는 항공기 날개의 부품이나 메커니즘)를 쓸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되는데요. 이때는 나머지 엔진이 살아 있다 그러면 한 엔진에서도 또 공급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기는 합니다.
 
▷김태현 : 네.
 
▶정윤식 : 그러고 두 개 다 작동이 안 되더라도, 유압이 거의 제로가 되더라도 전기나 수동에 의해서 랜딩기어를 내릴 수 있는 그런 장치들이 돼 있기는 합니다.
 
▷김태현 : 네.
 
▶정윤식 : 그런데 실제적으로 비상선언하고부터 사고가 날 때까지 시간적으로 볼 때는 4분밖에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요. 거의 4분이라는 것은 발생해서 활주로 입구, 그다음에 활주로 반대쪽 바로 돌고서 비행기가 화재가 일어난 지점까지 되기 때문에요. 그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 있는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것은 내릴 시간이 없어서 의도적으로 조종사가 안 내린 건지, 아니면 내렸는데도 작동이 안 된 건지 그 자체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태현 : 수동으로 왜 작동이 안 됐는지, 못 한건지 그걸 말씀하시는군요?
 
▶정윤식 : 네. 제가 보기에는 이 정도의 비행궤적을 그리면 의도적으로 안 했을 가능성도 사실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정윤식 : 네.
 
▷김태현 :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하시는 게 보면 엔진이 좀 이상해서 비상착륙을 해야 될 때 그러면 공항을 몇 바퀴 돌면서 항공유를 다 버리든지, 아니면 소진하든지 그래서 동체착륙을 했을 때 폭발의 범위를 줄이는 이 작업을 좀 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언론이 의문점을 제시하던데요. 그 부분은 어떻습니까?
 
▶정윤식 : 이미 방콕에서부터 5시간 반 이상을 왔기 때문에 연료는 30분 정도의 연료밖에 없었을 겁니다. 법정연료만 아마 남았을 건데요. 그러면 이미 소모할 만큼 연료는 다 소모했기 때문에 더 줄일 내용은 없다고 봐도 되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또 이 기종은 연료를 공중에서 이렇게 덤프(Dump)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이 비행기는 만약에 혹시 연료가 많을 경우에는 그냥 오버웨이트랜딩(Overweight Landing), 초과중량 사태로 그냥 착륙하는 그런 상황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건 이번 사고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그러면 교수님 말씀을 종합을 해 보면 조류충돌로 한쪽 엔진에 이상이 발생했는데 그다음에 비행기 안에서 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은 저희가 알 수는 없는 거고요. 그러고 조종사가 지금 급박하게 동체착륙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이렇게 보시는 것이군요?
 
▶정윤식 : 그런 거지요.
 
▷김태현 : 그래서 랜딩기어도 수동으로 아마 안 내려왔든지, 조종사가 못 내리고 바로 동체착륙해야 될 급박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정윤식 : 그렇지요.
 
▷김태현 : 어떤 급박한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추정을 하세요? 워낙 조종을 많이 해 보셨으니까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서 보면요.
 
▶정윤식 : 이 정도 상황이면 실제 두 엔진 중에 한 엔진은 완전히 손상이 되고, 나머지 한 엔진 정도도 거의 부분손상 정도 입었든지, 같이 둘 다 고장이 났든지 하는 상황이요. 또는 항공기 컨트롤 계통 자체가 나빠서 긴급하게 돌아오든지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또는 여기에 무전이나 전기에 대한 얘기가 없는데요. 그런 상황까지도 같이 겹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가 여러 개 겹치기 때문에 실제 뭐다, 지금 이 정도 상황에 가서는 하나의 결함만 가지고 파악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아마 다중결함이 발생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김태현 : 그렇기 때문에 기장이 동체착륙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라고 보시는 거고요.
 
▶정윤식 : 그렇습니다.
 
▷김태현 : 그런데 저희가 화면을 보면 랜딩기어가 작동을 안 하니까 동체착륙하면 속도가 줄기가 쉽지 않겠지요. 활주로가 만약에 굉장히 길었다면, 왜냐하면 저희가 자주 이용하는 인천공항 같은 경우에는 길잖아요.
 
▶정윤식 : 네.
 
▷김태현 : 그러면 그 벽에 부딪혀서 그런 참사가 안 일어났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운 생각도 드는데요. 활주로 길이하고도 상관있습니까?
 
▶정윤식 : 결론적인 얘기로 보면 그렇게 보이는데요. 실제 비행기 접지지점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활주로가 뭐 5km나 10km가 되더라도 조종이 안 돼서 저쪽 끝부분에 착륙을 했다 그러면 결국 또 남는 것은 몇백 미터밖에 안 되기 때문에요. 그렇게 표현하기는 그렇고 737 입장에서 2,800m 활주로면 아주 정상적으로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는 활주로 길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봐야 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일부 보도를 보니까 제주항공 측이 여객기 보잉737-800 기종이 기령은 최고령이고 가동시간은 최장이다 뭐 이런 지적을 하는 기사도 있더라고요. 오래된 비행기를 최근에 너무 많이 돌렸다 뭐 이런 얘기인데요. 그래서 정비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정윤식 : 그런 문제는 항상 대두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항공당국이 정비 부분에서 그걸 굉장히 강조해서 보고 있습니다. 감독관들도 보고, 기록을 항상 유지하고, 거기에 대해서 심지어 인력배치 문제까지도 다 얘기를 하거든요.
 
▷김태현 : 네.
 
▶정윤식 : 그러고 또 비행기 기령이 15년이라는 것은 그렇게 많은 기령은 또 아니거든요.
 
▷김태현 : 그래요?
 
▶정윤식 : 네. 그러고 우리 항공당국에서 말하는 경년(經年) 항공기, 우리가 오래된 항공기에 대해서 또 이중삼중으로 항공당국도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는 크게 그래서 오래됐기 때문에 사고가 더 난다 이렇게 보기에는 정말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사고원인에 대한 추정을 해 봤는데요. 확보된 블랙박스 2개를 가지고 사고조사위원회가 분석을 한다고 하잖아요. 앞으로 규명돼야 할 점이 뭐가 있을지 마지막으로 짚어주신다면요.
 
▶정윤식 : 일단 조종사들의 음성기록을 먼저 듣고 어떠한 결정을 내렸는가를 파악하고요. 그래서 랜딩기어를 의도적으로 안 내렸는지, 아니면 장비가 나쁜지를 파악하고요. 그런 데이터들을 비행기록장치에 확인하면 작동을 시켰는데 안 된 건지, 작동을 안 시킨 건지 이런 것들이 또 나옵니다. 아마 그런 것들하고요. 그다음에 비행궤적을 어떻게 유지했는지 그걸 아마 주안점으로 볼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윤식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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