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미국산 앱 '시그널'을 사용해 계엄 논의를 했다는 내용 전해드렸었죠. 계엄 핵심 인물인 노상원 사령관도 주로 '시그널'을 사용해 정보사 관계들과 접촉했다는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또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체포조가 쓸 도구를 이미 지난 11월, 사비로 구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성희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민간 메신저 앱으로, 앱 내 음성통화 등의 흔적이 남지 않는 '시그널'.
공수처 수사팀은 계엄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의 대화가 주로 시그널 통화로 이뤄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 사령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노 전 사령관을 잘 모른다고 증언했지만,
[박선원/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 지난 10일) : 노상원 알아요, 몰라요?]
[문상호/정보사령관 (국회 국방위 지난 10일) : 잘 모릅니다.]
공수처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측근으로 불리는 노 전 사령관이 문 사령관을 포함한 정보사 주요 라인을 이 앱을 통해 지휘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수사팀은 특히 문 사령관이 계엄 해제 직후 이 앱을 삭제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지난 24일 경찰로부터 이첩받은 정보사 대령 3명을 그제(27일)까지 이틀간 조사했는데, 수사팀은 정성욱 대령으로부터, 이미 11월에 선관위 체포조가 사용할 체포도구를 구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이 내린 지시로, 지시 대상은 현역인 문 사령관과 정 대령 본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정 대령은 "문 사령관이 제 돈으로 구입하면 돈을 준다고 했고, 실제 11월 중순 제게 돈을 입금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1일 햄버거 회동에서 계엄 가능성을 처음 들었다는 문 사령관 진술과 달리, 지난달부터 선관위 체포조 운용을 준비해 왔다는 것입니다.
문 사령관과 노 전 사령관 측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우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