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와 함께 계엄군이 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던 계획도 검찰 조사에서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선관위에 무장 군인을 보내서 직원들을 포승줄로 묶어 복면을 씌운 채로 체포하고, 선관위 전산자료도 확보하도록 지시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일 밤 10시 30분쯤, 무장한 계엄군들이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 본부에 들이닥쳤습니다.
이들은 야간 당직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선관위 전산실도 침입했습니다.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부정 선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선관위를 장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사령관에게는 김봉규, 정성욱 정보사 대령을 통해 정보사 요원 30여 명을 선발하도록 하고, 노 전 사령관에게는 이들을 통해 부정선거와 관련된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 감금하는 임무를 부여했다는 겁니다.
이러한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른바 '햄버거집 회동'이 열렸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노 전 사령관은 1차 회동에서 김봉규, 정성욱 대령에게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려주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크니 선관위 전산 서버실로 가면 된다"고 지시했습니다.
2차 회동에서는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TF팀장과 만나 계엄사 산하에 꾸려질 합동수사본부 수사단 구성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장'과 '직원 체포'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시도 내려졌습니다.
문 사령관이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에게 중앙선관위 서버실을 확보할 10명에게 무장하고 침투할 것을 지시했고, 중앙선관위 조직도를 보며 체포, 감금할 선관위 직원 30여 명을 최종적으로 정했다는 겁니다.
정 대령은 정보사 요원들에게 명단을 불러주며, 직원들을 '포승줄'로 묶고 얼굴에 '복면'을 씌워 수방사 벙커로 이송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추미애/민주당 의원 (지난 20일): 수사 2단은 총 3개 대대로 구성되어 있고, 김용현은 노상원을 통해서 임무를 하달하였고, 노상원은 조직 관리 및 임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장관 변호인은 어제(26일) 노 전 사령관에게 해외 정보 취득과 관련한 조언을 구했을 뿐 비상계엄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검찰 수사 결과는 이러한 주장과 전혀 달랐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