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연립주택 강도 살인' 피의자, 23년 만에 구속 기소

장기 미제로 남았던 '안산 연립주택 강도살인' 피의자 중 한 명이 사건 발생 23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전주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강도살인 혐의로 A(44)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습니다.

A 씨는 2001년 9월 8일 안산시 단원구의 한 연립주택에 공범 1명과 함께 침입해 B(37)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그 배우자(33)를 다치게 한 뒤 현금을 빼앗아 간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건물 외벽의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 주택에 들어간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B 씨 등을 위협하다가 그들이 저항하자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범인들은 범행도구를 현장에 남기고 갔으나, 당시 기술로는 DNA 검출이 불가해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가 2020년 경찰과 검찰의 끈질긴 수사 끝에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수십 년 된 DNA도 식별할 수 있는 최신 분석 기법으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등의 실마리를 찾자 형사들은 사건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DNA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죄로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A 씨의 DNA가 검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A 씨를 넘겨받은 검찰은 DNA를 재감정하는 등 보완 수사를 했습니다.

A 씨는 검찰 조사 단계에서 증거 조작과 수사기관의 위법 수사 등을 주장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은 계좌추적과 법의학 자문 등을 통해 A 씨의 범행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검찰은 공범 용의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등에도 불구하고 공범을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과학수사 기법을 적극 활용해 법망을 피해 가는 범죄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20년 넘게 처벌을 피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