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연이든 아니든 빠져나갔다.
이른바 '우한 실험실 유출설'의 골자입니다.
그런데 '중국 우한'을 콕 집어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3년 전에 내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FBI의 조사를 담당했던 제이슨 배넌 박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미생물학 전문가로 FBI에서 20년 이상 생물학적 무기를 연구한 배넌 박사는 "FBI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고 판단한 유일한 기관이었고, 그 판단의 신뢰도는 중간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FBI는 이 같은 결론을 당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했는데, 정작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뒤 유출됐다는 판단을 내린 미국 정보기관 소속 과학자는 FBI 외에도 존재한다고 전했습니다.
국방정보국(DIA) 산하 국가의학정보센터(NCMI) 소속 과학자 3명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이들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입할 수 있도록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가 2008년에 발표된 중국 과학 논문이 소개한 기술로 제조됐다고 봤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도 백악관 브리핑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브리핑을 위한 보고서 작성은 국무부 소속이었던 에이드리앤 킨이 주도했습니다.
전염병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보유한 킨은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인간으로 전염됐다고 발표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문 역할을 맡았습니다.
킨은 백악관 브리핑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자연발생설을 강력하게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넌 박사는 현재 FBI에서 은퇴한 상태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2021년 미국 정보기관들의 백악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잘려나간 증거들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최고운 / 영상편집: 이승희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