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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설레는 이유! 고구마 더욱 맛있게 먹는 비결 [스프]

[스프카세] (글 : 정고메 작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겨울이 설레는 이유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추운 길을 움츠리며 걷다가 풍겨오는 편의점 군고구마 냄새에 코끝을 시작으로 몸 전체가 훈훈해진다. 왠지 군고구마 근처로 가면 공기마저도 2도는 오르는 것 같다. 그래서 집 공기가 추워질 때면 오븐으로 고구마를 굽는다. 그것도 아주 오래.

고구마를 오래 굽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군고구마처럼 단 고구마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구마의 아밀라아제는 오랫동안 가열해야 당화를 거쳐 당도가 높아진다. 100도 이하의 저온에서 40분, 185~200도 고온에서 30분 동안 굽는다. 고구마 껍질 사이로 조청같이 단 성분이 맺히기 시작하면 비로소 군고구마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오븐 열기 덕분에 코끝이 시리던 집 안도 조금은 따뜻해지고, 군고구마 냄새가 집안을 가득 채운다.

군고구마를 더욱 맛있게 먹는 나만의 비결은 바로 소금이다. 고구마가 어느 정도 익어 부드러워졌을 때쯤 반으로 가르고 소금을 얹는다. 많이 얹을 필요도 없고 소금빵에 뿌려진 딱 그 정도만 올려 고온으로 15분 정도 더 구워준다. 이렇게 소금과 함께 제대로 구워진 고구마는 말 그대로 극락이다. 어떤 화려한 디저트에도 뒤지지 않는 단맛을 선사한다. 뜨거운 군고구마와 소금을 씹으면서 살짝 퍼지는 짠맛과 단맛을 충분히 음미하고, 차가운 두유 한 잔을 곁들이면 겨울이 비로소 완성된다.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이런 순간들이 혹독한 계절에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준다.

정고메 스프카세
고구마가 겨울에 제격인 이유는 군고구마 때문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채소나 과일을 잘 챙겨 먹기 어려운 겨울 한가운데에서 고구마는 유용한 비타민 급원이 되어준다. 눈과 피부, 면역력에 좋다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구리, 망간, 칼륨 같은 무기질도 섭취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고구마는 고구마라는 식물의 뿌리에 해당한다. 뿌리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의 영양 성분들을 알고 나면 괜스레 더 챙겨 먹고 싶어진다. 고구마잎은 고구마 한 개보다도 더 많은 단백질, 칼슘, 베타카로틴들을 섭취할 수 있고 고구마 줄기 역시 잎과 뿌리 못지않은 영양 성분이 있다. 대표적인 구황작물로 고구마가 선택된 이유도 영양 때문이 아니었을까? 굶주림으로 고통받던 기근과 흉년 속에서 고구마는 많은 생명을 구했을 것이다.

고구마는 요리하기 전에 주의할 점이 있다. 모양이 둥글고 매우 단단하므로 칼질할 때 다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나도 고구마를 썰다가 십여 년 전에 크게 베인 적이 있었는데, 다친 손가락에 몇 년 동안 감각이 없었고 흉터도 여전히 남아있다. 떡볶이 포장마차를 하시는 분들도 고구마만큼은 가장 조심해서 다루는 식재료 중 하나다. 그러니 고구마를 썰 때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이거나 장갑을 착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고구마 한 박스를 사면 괜히 이런저런 요리들을 시도해 보고 싶게 한다. 그럴 때 해 먹기 좋은 색다른 고구마 요리 몇 가지를 소개한다. 고구마 요리와 함께 훈훈한 연말 보내시길.
 

훈훈한 연말에 곁들일 고구마 요리 3가지

1. 고구마 스프

정고메 스프카세
호박고구마나 밤고구마 상관없이 어떤 고구마로도 만들 수 있다. 고구마에 싹이 텄거나 빨리 먹어야 할 때 고구마 스프가 제격이다. 참고로 고구마는 감자와 다르게 싹이 나도 독성이 없어서 잘라내고 활용할 수 있다.
 
- 재료: 고구마 400g, 양파 1/2개, 물 300ml, 두유 300ml
- 양념: 식용유 1.5T, 소금 2/3t

*1T는 밥숟가락, 1t는 찻숟가락에 평평하게 담은 것을 기준으로 했다.
*식용유 대신 버터를 사용하면 풍미가 훨씬 깊어진다.

고구마는 1cm 두께로 썰고 양파는 채 썬다. 냄비에 양파와 식용유를 넣고 갈색이 될 때까지 약불로 볶는다. 고구마를 넣고 물, 소금을 넣고 뚜껑 닫아 중불로 7분 동안 푹 익힌다. 믹서기에 고구마 삶은 것, 두유를 넣고 곱게 갈아준다. 스프 농도에 따라 냄비에 넣고 한소끔 끓여줘도 좋다.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2. 고구마 양배추전

정고메 스프카세
달콤한 고구마와 아삭한 양배추의 식감이 묘하게 잘 어울리는 전이다. 익힌 고구마가 없다면 용기에 고구마를 물과 함께 전자레인지에 넣고 7분간 돌려서 익힌 뒤 요리에 넣는다. 양배추까지 듬뿍 먹을 수 있어서 식이섬유를 왕창 섭취할 수 있는 메뉴다.
 
- 재료: 삶은 고구마 1개(200g), 양배추 200g
- 양념: 소금 1t, 튀김가루 4T, 식용유

양배추는 얇게 채 썰고 소금을 뿌려 버무려 잠시 절인다. 삶은 고구마는 으깬 뒤 튀김가루, 양배추와 양배추에서 빠져나온 수분까지 함께 섞는다. 예열한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2~3분씩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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