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법원이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살균제를 만든 SK케미칼, 애경산업 대표들은 옥시 대표와 공범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2심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제품이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을 별도로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대법원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두 사람은 각 회사에서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 판매해 98명에게 폐질환이나 천식 등을 앓게 하고 그 중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지난 2019년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 98명 중 94명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옥시레킷벤키저 등 여러 회사의 가습기 살균제를 함께 사용했습니다.
검찰은 이들 회사 임직원들을 옥시 관계자와 공동정범으로 보고 기소했습니다.
1심은 무죄, 2심은 유죄로 판단했는데, 대법원에서 판결이 다시 뒤집힌 겁니다.
대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의 가습기살균제 제품이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와 별개의 상품이라 공범으로 함께 처벌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또 대법원은 이 사건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하게 되면, 현대 사회에서 상품 제조, 판매자 등에 대한 공동정범 성립범위가 무한정 확장된다고 판단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사건이 파기환송되는 만큼 2심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제품이 피해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별도로 분석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SK케미칼은 판결이 나온 뒤 "피해자들의 고충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죄송스러운 심경이다"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