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 캠퍼스 내부 횡단보도 래커칠
'피해 복구에 최대 54억 원.'
지난달 동덕여자대학교를 뒤흔든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 이후 학교 측이 추정한 피해 복구 비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래커칠'로 상징되는 시위 피해를 누가 책임지냐를 두고 총학생회와 학교 측이 맞서는 가운데, 학교 측은 피해 복구에 최대 54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학생들은 시위 원인 자체를 학교가 제공했다고 지적하면서 학교가 추정한 청소 금액 역시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청소업체가 동덕여대를 찾아 래커칠 제거 시범 작업을 해본 영상이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오며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해당 업체는 래커칠 부분에 약품을 도포한 뒤 일정 시간을 두고 스펀지 등으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제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법으로 제거 작업을 2차까지 진행하니 90%는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복구 비용으로 50억 원은 든다더니 이렇게 쉽게 지워지는 거였냐"는 반응들이 올라왔습니다.
동덕여대 학생 A 씨도 "약품 하나로 이렇게 쉽고 빠르게 지울 수 있는 걸 학교가 '20억~50억 원'이라는 금액을 거론하며 갈등을 더 키웠다. 학교에 크게 실망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 B 씨는 "최소한의 청소업체 견적서도 없이 올린 학교의 근거 없는 청소 경비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해당 청소업체는 래커칠 제거가 어렵지 않다는 시연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용은 다른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가 래커칠 제거에 사용한 약품은 특수 약품이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동덕여대 같은 경우 제거 작업 면적이 넓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리석 혹은 화강암 표면에 깊이 스며드는 침전이 심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봤습니다.
동덕여대는 다음 달 중 구체적인 복구 및 청소 경비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앞서 추정 금액을 사전에 공지했던 건 학생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추가적인 훼손을 막기 위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학교 시설팀이 교내 복구 및 청소 견적을 파악하고 있고 내년 1월 중으로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질 것"이라며 "추후 누가 훼손했는지가 명확해지면 법적인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 스프레이 낙서로 얼룩진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 데에는 1억 5천여만 원이 쓰였다는 감정 평가기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스팀 세척기·레이저 세척기 등 전문 장비를 빌리는 비용, 작업에 필요한 방진복·장갑·작업화 구매 비용, 작업에 투입된 전문가 인건비 등을 모두 포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